52주 신고가 경신… 작년 12월 대비 112%↑코로나19 엔데믹‧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6월 누리호 발사‧7월 KF-21 시험 비행 등도 긍정적"
  •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국산 경공격기 FA-50.ⓒ한국항공우주산업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국산 경공격기 FA-50.ⓒ한국항공우주산업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체부품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콜롬비아‧폴란드 등 해외 국가로의 완제기 수출도 탄력받고 있어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AI는 5만69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KAI는 전 거래일 장중 한때 5만77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12월 2만6850원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112%나 상승한 셈이다. KAI의 주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 연속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만 75% 올랐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전 세계 국방예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오는 15일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 등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KAI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407억원, 영업이익 39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74%, 영업이익은 366.6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09.24%늘어난 36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에어버스와 보잉 등에 납품하는 기체부품 수요가 점차 회복된 점이 깜짝 실적의 이유로 꼽힌다. 올해 3월 말기준 글로벌 항공기 인도수는 23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8% 늘었다. 이에 따라 KAI의 1분기 기체부품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177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15년 매출 3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매출을 냈던 KAI는 이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매출은 2~3조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유지 중이다. 2010년대 초 1000억원대 였던 영업이익은 2015년 3797억원까지 증가했지만 2017년에는 방산비리와 분식회계 논란 등으로 208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582억원에 불과해 적자 전환했던 2017년을 제외하면 10년 내 가장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KAI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체부품 사업 정상화와 함께 완제기 수출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적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진행 중이던 완제기 수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KAI의 완제기 수출 계약이 올해 4조원을 넘기고 2024년엔 1조원 이상의 사상 최대 매출을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까지 KAI는 완제기 수출잔고는 1800억원이다. 지연된 말레이시아의 수주(1조1000억원)가 올해 안으로 확정될 것이 유력한데다 콜롬비아 공군과의 고등훈련기 T-50 및 경공격기 FA-50 수출 계약이 가시권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계약 규모는 6억달러(약 7600억원)로 추산된다.

    지난달 말에는 마리우시 브롸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이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 공장을 방문해 FA-50 48대 구매 의사를 밝힌 것으로도 전해진다. 폴란드 공군이 옛소련제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하는 방안을 준비하면서 대체 전력으로 FA-50을 대량 구매하려는 것이다. FA-50 대당 가격은 500억원 수준으로, 성사시 단일국가 최대 수출 규모인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경젼투기 사업(18대), 콜롬비아(20대), 폴란드(48대) FA-50 공급 계약을 완료 시 KAI의 연말 수주 잔고는 5조원이 되고 2023년에는 UAE(3.5조원)와 미국 훈련기 사업이 대기하고 있어 2024년 1조원 이상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KAI의 기체부품 사업은 올해 연간 7000억원대의 매출 회복 이후 향후 1~2 년 내 코로나 이전의 매출 수준으로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중심의 실적 반등은 과거 해외 수출 비중 증가하던 당시와 유사한 흐름”이라면서  “고등훈련기 및 경공격기의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고 6월 누리호 발사, 7월 KF-21 시험 비행 등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