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스마트폰 수요 전망 '먹구름' 하반기까지반도체 가격 줄하향… '재고 늘고 수요 줄어' 가격 하락삼성전자, 연간 영업익 60조 '불투명'… SK하이닉스, 15조대 눈높이 낮춰LG전자, 2Q부터 수요 감소 영향 직격탄… 8천억대 영업익 방어 여부 촉각
  • 엔데믹으로 가전과 TV,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전자업계 실적 전망도 일제히 하향세로 돌아섰다. 수요 부진으로 실적 버팀목이었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하반기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 눈높이도 낮아졌다.

    23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3분기부터 가전과 스마트폰, TV 등 전자제품들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주요 전자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자제품 수요가 줄어들 기미가 나타나면서 가장 우려가 큰 곳은 실적 버팀목이었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이 2분기에 이어서 3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업황 개선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증권업계에서도 잇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전환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금과 같은 메모리 가격 추세라면 연간 영업이익 60조 원 달성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봤다. 당초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규모를 60조~62조 원대로 추산했던 증권업계에선 이를 58조~60조 원으로 낮추고 추이를 지켜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기존보다 낮아졌다. 증권업계가 전망한 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5조 원 초반~16조 원 초반대였는데, 여기서 소폭 내려 14조 원 후반~15조 원 대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도 당초 18조 원대로 예상됐지만 최근 15조 원 대로 확 낮아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SK하이닉스 전망치를 15% 가까이 낮춰 15조 5000억 원대를 예상했다. 이미 스마트폰과 PC 출하량 감소로 반도체 주문이 둔화되고 있고 거시 경제 불확실성은 더 확대되는 상황을 감안한 전망이라고 밝혔다.

    주요 메모리 기업들이 이처럼 실적에서 암울한 전망을 받게 된데는 아무래도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영향이 크다. 엔데믹으로 전자제품 완성품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은 점차 확고해지고 있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거세졌다. 여기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스텝 발표로 기준금리가 0.75% 포인트 인상되며 글로벌 경기 침체 분위기가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런 영향으로 올 상반기 저점을 찍고 올라갈 것으로 기대됐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 들어서도 줄하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에도 D램 가격이 최대 8%, 낸드플래시는 최대 5%까지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완성품 수요가 줄어 메모리 재고는 늘고 있는데 감산은 쉽지 않아 공급 과잉 상태가 이어진 탓이다.

    반도체업황 영향을 받지 않는 LG전자도 주력인 가전과 TV 등이 완제품 수요가 엔데믹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더해진 영향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실적 전망도 2분기부터 눈높이를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 당초 시장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9000억 원에 가까웠는데 최근 이를 8000억 원 중반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일부 증권사에서는 7000억 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까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