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종합지수·심천종합지수 최근 2달간 각각 12%·19% 상승2차전지·신재생 ETF 수익률↑…경기 부양·친환경 정책 수혜중국·홍콩 간 ETF 교차매매…외국인 中 본토 ETF 투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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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로 주요 경기지표 및 주요국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 증시는 홀로 반등하고 있다. 도시 봉쇄 완화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조로 위안화가 견조한 흐름을 보임과 동시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다.

    이에 따라 중국 상장지수펀드(ETF)도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친환경 정책 수혜를 받은 전기차, 태양광 등과 관련한 상품의 수익률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최근 2달간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일(현지시간)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3364.40으로 마감, 지난 5월 6일 종가(3001.56)와 비교했을 때 12.1% 올랐다. 같은 기간 성장주 비중이 높은 심천종합지수는 2227.66을 기록, 두 달 전과 비교했을 때 19.8% 상승했다. 

    중국 관련 ETF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ETF 수익률 상위권은 중국에 투자하는 상품이 휩쓸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코스피·코스닥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면 1위부터 23위까지 모두 중국 관련 ETF가 차지했다.

    이 기간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가 각각 46.56%, 44.3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1, 2위에 올랐다. 이어 SOL 차이나태양광CSI(합성)가 42.84%로 3위를,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가 28.55%로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밖에 ▲KINDEX 중국본토CSI레버리지(합성)(27.85%) ▲TIGER 차이나클린에너지SOLACTIVE(27.08%)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24.53%)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24.11%) 등이 20%대의 수익률을 달성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중국 증시의 ‘나홀로 성장’은 중국 정부가 일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당국은 최근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LPR(대출우대금리) 5년물 금리를 0.15%포인트 인하하는 한편 자동차 구매세 인하,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정책 등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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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ETF 직접 투자 길이 열린 점도 호재로 작용한다. 최근 중국과 홍콩 간 ETF 교차 매매가 본격 시행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위안화로 본토 상장 ETF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 시스템에 87개 ETF가 추가됐다. 이로써 한국을 포함한 중국 본토 외부 투자자들은 홍콩 증권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의 상하이·심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 83개를 매매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차 거래 허용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본토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원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교차매매 대상 중국 ETF는 83개로 전체 본토 상장 ETF의 12%를 차지한다”라며 “시가총액은 6378억위안(약 123조원)으로 전체(약 266조원)의 46%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향후 후·선강퉁 유니버스에 ETF 및 본토 종목 편입은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 가운데 지수 추종형 ETF 외 태양광, 전기차, 반도체, 방산 등 정부 육성 산업 핵심 테마 ETF도 대거 포함돼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략 구축이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ETF 시장은 외국인 수급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미국과 비교했을 때 4배 이상 성장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미국 펀드시장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인 반면 중국은 7%에 불과해 성장여력이 충분하다”라며 “투자자산군 확대, 외국인 유입 증가, 거래 편의성, 낮은 거래비용 등을 바탕으로 구조적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2014년 11월 중국 본토 증시 개방 이후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과 거래대금 비중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라며 “2025년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1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유럽 ETF에서 자금이 빠지고, 중국 ETF에는 유입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은 경기 회복이 나타나 중국 ETF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부양책 관련 호재가 증시에 이미 대부분 반영된 데다 중국 각지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무라증권의 팅 루 수석연구원은 “봉쇄 완화로 공장 가동이 재개되겠지만 중국 경제는 난관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진정한 전환점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당국이 재고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