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준비단에 사퇴 틋 전달"국민의 기대 부응할지 자신없다"대통령실 "본인의 뜻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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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위원장으로 지명된 송옥렬 후보자가 10일 "큰 공직을 맡아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자진 사퇴 뜻을 밝혔다.

    송 후보자는 이날 공정위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교직에만 매진하겠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4일 후보로 지명된지 엿새, 8일 인사청문회 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이틀 만이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인 송 후보자는 언론 보도로 지난 2014년 서울대 로스쿨 1학년 학생 100여명과의 저녁 자리에서 학생들의 외모를 상·중·하로 평가하고 한 여학생에게는 다른 남학생을 가리키며 "너 얘한테 안기고 싶지 않느냐"라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송 후보자는 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보도된 내용은 팩트가 맞고, 그동안 교수로서 편안한 삶을 살아와서 자기관리를 잘하지 않아서 모자른 점이 많다"며 "(당시) 술을 많이 급하게 마셔 만취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라 후회가 많이 된다. 도저히 (성희롱 논란) 때문에 제가 아니라고 한다면 흔히 말하는 낙마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송 후보자는 "공정위원장직을 수락할 때 이 문제 때문에 많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는데 검증과정에서 조건이 충족됐다"며 "보기 나름일 것 같다. 여전히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고 너무나 잘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쟁제한적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해 시장활력을 제고하겠다"고 공정위원장으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과거 발언에 대한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부담을 느껴 주말 동안 결심을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송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이 공정위원장을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꼭 제가 해야만 공정위가 잘 되는 것이라는 생각은 없다"며 "저 말고도 좋은 분들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대차거나 자리에 연연해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송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동기다. 사법·외무·행정고시에 모두 합격한 '고시 3관왕'으로 상법·회사법 분야 권위자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본인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송 후보자의 사퇴는 기정사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