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16.13달러'인플레이션 압박 속 휘발유, 중간유분 수요 둔화 현실화사우디 등 OPEC 예비생산능력 낮아 향후 급격한 하락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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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 둔화 우려 속에 정제마진이 20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20 달러선이 붕괴된 건 지난 6월 이후 한달 만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로 원유 1배럴을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남는 이익을 말한다. 보통 배럴당 4~5 달러가 이익의 마지노선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71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6.13 달러를 기록했다. 6월 내내 20 달러대를 유지하며 초강세를 보였지만, 7월 들어 붕괴된 것이다. 앞서 정제마진은 51 20.04 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20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이번 20 달러선 붕괴는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에 기인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휘발유와 중간유분 수요 둔화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하반기 정제마진은 레벨다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 달러를 하회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7 5일과 6일 각각 배럴당 99.5 달러와 98.53 달러로 2022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수입 비중이 큰 두바이유(Dubai) 7 98.19 달러를 나타냈다.  

    경기침체 및 수요 급감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 대규모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소식은 중국의 재봉쇄 우려를 높였다"며 "러시아의 원유 생산 차질 규모가 예상보다 적다는 점과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의 원유들이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에서 팔리고 있다는 점도 유가 하방 압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급격한 국제유가 하락은 없을 전망이다. 러시아의 원유생산차질에도 OPEC+와 미국의 원유공급 증대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방문해 원유 증대를 요구할 수 있겠지만, 사우디 등 OPEC의 예비생산능력은 낮아 원유 증산 능력이 제한적"이라며 "전세계 오일, 가스 기업들의 구조적 투자 감소에 따른 예비생산능력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유가 하방선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사우디가 8월 아시아향 OSP(공식판매가격)를 역사적 최고치 수준으로 인상한 점과 WTI 선물의 기간구조가 백워데이션이라는 점은 여전히 원유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기존 2022년 국제유가 범위인 배럴당 90~130 달러를 85~125 달러로 소폭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