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6월 CPI 지수 전년比 9.1% 상승…41년 만에 최대 시장 컨센 상화…물가 충격에 연준 울트라스텝 가능성경기 침체 가능성 커져…증시 변동성 지속 전망
  • ▲ ⓒ뉴시스
    ▲ ⓒ뉴시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 만에 최대 폭인 9.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울트라스텝(100bp 금리 인상) 단행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당분간 국내 증시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미국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9.1% 올랐다. 5월 상승률 8.6%보다 더 높았고, 198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했다. 

    지난달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CPI의 상승이 어느 정도 예견됐었지만 시장 예상치마저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9%, 전월 대비 0.7%로 나타났다.

    에너지 부문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1.6%, CPI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용도 5.6% 올랐다.

    이 영향으로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6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5%, 나스닥지수는 0.15% 내렸다.

    시장 기대에 반하는 결과에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부담감도 커진 영향이다.

    이번 FOMC에서 여전히 연준이 금리를 75bp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지만 이번 결과에 기준금리를 100bp 올리는 울트라스텝에 나설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현지시각)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월 미국의 고용 지표 결과를 언급하면서 "미국 경제 내 성장 모멘텀이 충분하다"면서 "75bp 인상도 미국 경제가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 외로 물가지표가 높게 나올 경우 100bp를 인상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3분(미국 중부 표준시 기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확률은 22.0%로 전장의 92.4%에서 대폭 하락한 반면 100bp 금리 인상 가능성은 78.0%로 전장의 7.6%에서 크게 상승했다.

    물가 피크아웃 가능성도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바로 정책을 바꿀 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6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며 예상치를 넘었다"며 "물가가 피크아웃해도 상승세 둔화가 더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CPI 발표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 진화에 나섰지만 안심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기지 금리 상승세와 주택시장 과열 진정, 세계 농산품 가격지수 피크아웃 등이 물가 압력 완화 기대감을 키우고는 있다"면서도 "해당 지표가 실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1년이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이 불가피해진 만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CPI 발표 이후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3.20%까지 오른 반면 10년물 국채금리는 2.92%까지 떨어져 금리 역전 폭은 더욱 확대됐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통상 경기 침체의 전조로 읽힌다.

    이같은 우려 속에 국내 증시 변동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FOMC까지는 자이언트스텝을 넘어 100bp 인상을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주식시장이 반영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 상태 지속, 이례적인 강달러 환경 지속되는 등 침체 우려는 아직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데다 앞으로의 긴축 강도를 고려할 때 오는 10월까지는 국내 증시가 갈피를 잡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금융통화위원회 빅스텝 금리 인상에도 미국 금리와 역전 심화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점과 유럽 상황 개선 여지가 희박할 경우 유로·달러 패러티 역전(1유로가 1달러
    이하로) 가능성 등 감안할 때 한국 주식시장은 10월 변곡점이 없으면 지리멸렬이 베스트"라며 "외국인의 자금 유입시점과 강도 및 원달러 환율 변동성 해결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