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성수지선 5G 기반 와이파이 시범 운영구간별 다운로드 속도 편차 커, 일관성 부족시범운영 사용자 없어...추가 구축 난항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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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정부가 공공와이파이를 5G 28㎓ 기반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추가 기지국 구축에 난항을 겪으면서 도입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

    14일 지하철 2호선 성수 지선에서 와이파이 6E 속도를 확인해봤다. 성수 지선은 2021년 10월부터 28㎓ 기반 와이파이를 시범 운영 중이다.

    측정에 사용한 기기는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갤럭시 S21 울트라다. 실내·외 환경에서 객차 내 운행 중 다운로드 속도를 기준으로 확인했다. 측정 앱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무선인터넷 속도 측정’을 활용했다.

    와이파이 6E는 5㎓ 대역을 사용하는 와이파이 6를 확장한 표준 기술로, 혼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2.4㎓, 5㎓ 대역과 함께 6㎓ 대역을 함께 사용한다. 이론상 최고 속도는 2.4Gbps지만 데이터 손실로 인해 평균 700Mbps 정도 속도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와이파이가 2021년 지하철 객차 내 평균 다운로드 속도인 74.85Mbps보다 10배가량 빨라지는 셈이다.

    성수에서 신설동으로 향하는 객차에서 기기 설정을 6㎓ 선호모드로 바꾸고, QR코드로 와이파이 6E에 연결했다. 구간별로 최소 177Mbps부터 최대 1000Mbps까지 다운로드 속도 편차가 컸다. 평균적으로는 지하 구간에서 700Mbps 이상을 기록했으나, 가장 높은 속도는 야외인 신답역 부근에서 기록돼 일관성도 부족했다.

    실내·외 구간을 넘나드는 중 끊김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성수 지선의 혼잡도가 낮은 점을 고려해야한다.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기기가 아니어도 와이파이 6는 사용할 수 있지만, 시범사업을 알고 있거나 이용하는 탑승객은 드물었다. 객차 내 짐칸 부근에 붙어있는 작은 안내문과 접속을 위한 QR코드에 눈길을 주거나 사용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성수지선 승객들은 시범사업을 알고 사용하는 사람들과, 공공와이파이 자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로 분명하게 나뉘었다. 한 승객은 “공공와이파이를 자주 사용하는데, 시범 사업에 도입한 와이파이가 다른 지하철보다 조금 빠른 정도일 뿐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들은 주로 5G·LTE 데이터를 사용해 공공와이파이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일부 객차는 실증테스트 중인 와이파이에 접속이 불가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성수 지선을 운행하는 다섯 편 중 두 편이 정상 작동 중”이라며 “폭우나 기기 자체 문제로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와이파이 6E는 대역폭이 넓어 공공장소나 인구 밀집 지역에서 끊김 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와이파이 6E 구축을 위한 28㎓ 주파수는 특성상 직진성이 강하며 투과율이 낮아 커버리지가 짧은 단점이 있다. 하지만 지하철 터널 내에서는 긴 도달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지하철 와이파이 품질 개선을 위한 대안 기술 중 하나로 제기됐다.

    문제는 5G 28㎓ 기반 공공와이파이 구축 사업에 운영비용을 전담하는 국내 이통3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 간 거래 분야에 실질적인 수요가 없어 5G 28㎓ 기지국 구축을 미루는 모습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 이통3사 5G 28㎓ 기지국 구축 의무이행률은 주파수 할당취소 기준치(10%)를 겨우 넘긴 11.2%에 그쳤다.

    이통3사는 기지국 구축 의무이행을 위해 서울 지하철 2·5·6·7·8호선 구간에 5G 28㎓ 기지국을 구축했다. 28㎓ 주파수 대역은 품질 개선을 위해 더 많은 기지국 구축을 필요로 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지국 증설과 5G 28㎓ 기반 서비스 상용화를 놓고 정부와 이통3사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