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코리아,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 합류강화되는 中 규제 피해 국내 진출 본격화 위한 포석이란 분석판호에 막힌 韓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 기울어진 운동장 지적
  •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가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로 합류했다.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이유로 막혀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의 한국 사업 확대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코리아는 최근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로 가입을 마무리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총 76개의 게임 개발사 및 유통사 등이 회원사로 있으며 ▲부회장사 ▲이사사 ▲일반사 ▲특별회원사 ▲준회원사로 분류된다.

    텐센트코리아가 합류한 이사사에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속해 있다. 이사사는 부회장사와 함께 반기마다 이사회를 개최하고 ▲협회 연간 예·결산 승인 ▲협회 임원 선임 ▲주요 정책 승인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업계에서는 텐센트코리아의 한국게임산업협회 가입을 두고 심화되고 있는 자국의 규제를 피해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게임산업 규제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관영매체를 통해 게임을 ‘아편’에 비유한 것에 이어, 18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요일과 주말, 공휴일 오후 8~9시에 한해 1시간만 온라인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등 규제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텐센트와 넷이즈를 비롯한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내자판호 발급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텐센트는 자국 규제를 피해 국내 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왔다. 현재 넷마블 지분 17.52%를 보유한 3대 주주이며,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역시 각각 17.52%, 4.34%의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라인게임즈에도 5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더불어 글로벌 퍼블리싱 브랜드인 레벨인피니트를 통해 ‘백야극광’, ‘천애명월도M’ 등을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게임업계에서는 형평성이 맞지 않는 불합리한 구조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산 게임의 경우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판호 발급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진출은 더욱 자유로워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8년부터 국산 게임이 판호를 발급받은 사례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넵튠의 ‘이터널 리턴:인피니트’ 등 극소수다.

    일각에서는 텐센트코리아의 한국게임산업협회 가입으로 중국 진출의 교두보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 중국의 강력한 게임산업 규제 정책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텐센트가 이사사로 들어온다면 국내 게임산업 정보를 모두 공유해야 한다. 중국이 국내 게임산업 동향을 모두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중국이 자국 게임사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텐센트가 중국 정부에 우호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