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건 시장 규모 폭발적 성장세주요 식품업체들도 잇따라 참전… 관심도 커져용어 사용, 제도 관련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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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비건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식품업체들도 잇따라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만큼 잡음도 커지는 모양새다.

    18일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1740만달러(한화 약 229억원)을 기록했다. 4년전인 2016년 1410만달러(185억원)에 비해 23.7% 증가한 수치다. 

    최근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성장세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부분 비건인증을 받은 제품을 출시를 내세우는 한편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한 팝업스토어, 레스토랑 등을 오픈하는 곳도 있다.

    CJ제일제당, 롯데제과,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풀무원, 농심, 오뚜기 등이 비건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선 가운데 풀무원과 농심은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신세계푸드는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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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와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대산 등 외식업체도 비건 메뉴 출시로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시장이 커지는만큼 각종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먼저 국내에 공인된 비건인증제도가 없어 비건 관련 허위·과장 광고 발생 시 제재할 수 있는 공인 기관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식품표시광고법상 진짜 고기를 원재료로 하지 않은 대체 단백질 제품은 ‘육’ ‘고기’ 등으로 표시하거나 광고할 수 없다. 하지만 '비건', '식물성' 등의 표기는 별도 인증 없이도 일단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별도의 규정이 없어 ‘비건 인증’을 별도로 받지 않아도 비건으로 제품을 광고하고 표시할 수 있다. 

    용어를 둔 혼란도 커지고 있다. '비건', '채식' 등이 혼재돼 쓰이고 있고 기업들도 '식물성', '대체육', '플랜트' 등의 단어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이 역시 해석을 두고 혼란이 커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단어보다는 '대안육'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축산업계는 '고기'를 의미하는 '육'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대체육은 영양소가 달라 진짜 육류를 대체할 수 없다"며 "고기가 아니기 때문에 '육'과 같은 고기를 의미하는 단어를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우 농가 단체인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도 "대체육이 고기와는 다른 식품으로 인식되도록 법·제도적 정의를 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