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중소형사 순익 반토막…2분기 적자 전환 증권사 등장다올·현대차證, 증시 한파 불구 약진…IB·리스크 관리 두각중소형사 중심 위험노출 확대…건전성 저하 문제 대응해야
  • ▲ 중소형 증권사 당기순이익 추이ⓒ각 사 영업보고서
    ▲ 중소형 증권사 당기순이익 추이ⓒ각 사 영업보고서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중소형사들의 희비가 극명히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의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영업 환경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다올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일부 회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양극화된 모습을 보였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인 12월 결산 국내 증권사 12곳의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순익 총합은 4691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9921억원) 대비 55.7% 감소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대체로 증권 본업과 채권운용 손실에서 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등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이 가운데 교보증권(-53.1%), 이베스트투자증권(-60.9%), 유안타증권(-86.3%), 한화투자증권(-72.6%), IBK투자증권(-70.2%), DB금융투자(-79.1%), SK증권(-78.0%) 등은 1년 새 순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특히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은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급등 여파에 대비하지 못하며 2분기 적자 전환했다. 이들은 올 2분기 각각 58억원, 24억원, 5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반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주식 거래대금 감소에도 기업금융(IB) 부문 등에서 손실을 만회하며 실적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957억원, 영업이익 1194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각각 3.2%, 47.6% 증가했다. 

    회사 측은 실적향상 주요 요인에 대해 강화된 리스크 관리와 우량 딜 발굴을 통한 양적·질적 성장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IB 부문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익원 확대를 통해 실적향상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 금리 인상 등 여러 악재가 있었지만 리스크 관리와 위기 대응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했다”라며 “연결 기준으로는 2008년 증권사 전환 후 사상 최대 실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증권 또한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기준 역대 3번째 실적을 달성하며 다른 증권사에 비해 선방한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증권사 중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곳은 현대차증권이 유일하다. 

    현대차증권 또한 2분기 깜짝 실적의 배경으로 IB 부문의 선전과 보유 채권 규모 조정 등을 들었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를 예상하고 물류센터, 오피스와 같은 임대 가능 자산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조정한 전략이 적중했다는 설명이다. 

    ‘불확실성을 대비한 리스크 관리 강화’는 최병철 사장이 지난 2020년 취임한 이후 지속해서 강조해온 사항이기도 하다. 최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경쟁 우위에 있는 사업 부문은 강화해 나가되, 그 외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 써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작년까지 우호적인 영업환경에 힘입어 우수한 영업실적을 창출했던 증권사들은 올해 금리상승 등 업황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면서 각 사업 부문에서 실적 저하 국면에 진입했다”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지난해부터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우발부채 등 위험익스포져가 재차 확대되기 시작했다”라며 “증권업의 비우호적 업황과 건전성 저하 위험 등에 대응하는 각 사의 사업 및 재무전략에 주목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업권의 영업환경이 전반적으로 비우호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수익 규모 방어를 위해 위험인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영업 기반 유지, 리스크 관리 성과 등에 따라 각 회사별 영업실적은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