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본입찰 참여, FI인 베인캐피탈 등은 불참8월 말~9월 초 최대주주 지분 인수자 결정될 예정올 초 대비 주가 하락… "매각 측 원하는 밸류에이션 받기 쉽지 않을 것"
  • 국내 2위 동박 제조 기업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본입찰이 시작된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단독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19일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 보유 지분(53.3%)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롯데케미칼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인수 후보자로 꼽혔던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 캐나다의 브룩필드자산운용을 포함한 재무적 투자자(FI)는 본입찰에 불참했다. 전략적 투자자(SI)로 꼽혔던 인도 5대 그룹 계열사인 한 대형 석유화학 업체, 유럽 화학 업체 등 역시 본입찰에 한 발 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베인캐피탈 등 FI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추가 설비투자 및 고금리 상황이 부담스러웠다"며 "업계에서도 FI보다 SI인 롯데에 기대를 많이 걸었다"고 설명했다.

    일진머티리얼즈 매각가는 시가총액(23일 기준 3조 2185억원)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3조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8월 말~9월 초 인수가 결정될 예정으로, 양측의 가격협상이 딜 성사의 관건으로 주목된다.

    현재 일진머티리얼즈는 2분기 매출액 1884억원, 영업이익은 252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중국 락다운 영향으로 일렉포일 매출액이 예상을 밑돌았고, 건설 업황 둔화에 따른 건설 자회사 실적이 둔화된 영향이다.

    시총 역시 연초 대비 66위에서 99위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총 상위 100개 기업 가운데 연초 대비 순위가 큰 폭으로 떨어진 기업에 올랐다.

    올초 허재명 사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를 2조원 중반으로 판단했던 것과 현재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매각 측이 얼마나 눈높이를 낮출 수 있는지도 딜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이번 딜에서 인수자가 결정된 이후 북미, 스페인 중심의 추가 투자 계획의 구체화가 나타나야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자는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가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말레이시아와 유럽 생산 시설 확충을 위해 1조 원의 투자를 받은 것도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통 큰 베팅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편, 일진머티리얼즈는 2019년 이후 세계 시장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SK넥실리스(22%), 왓슨(중국·19%), 창춘(대만·18%)에 이어 13% 안팎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