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가격 기습인상 관련 규탄대회 개최900여개 업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 ▲ 레미콘 차량.ⓒ연합뉴스
    ▲ 레미콘 차량.ⓒ연합뉴스
    중소레미콘업계가 시멘트업체들의 가격인상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둘러싼 시멘트 업계와 레미콘 업계의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25일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시멘트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멘트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규탄대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중소레미콘업계 비상대책위원회(대책위)는 규탄대회를 통해 올해 상반기에 시멘트 재고량 부족으로 레미콘업체에 시멘트가 정상 공급되지 않았고, 비슷한 시기 시멘트업체로부터 시멘트가격 17~19% 인상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화물연대 파업, 레미콘 운반사업자 파업, 모래·자갈 등 원자재가격 및 유류비·운반비 급등으로 중소레미콘업계는 역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레미콘업체들은 시멘트업체들이 2021년 7월 5.1%, 2022년 2월 17~19%에 이어 또 다시 9월부터 시멘트가격을 12~15% 추가 인상한다고 일방적인 통보를한 것과 관련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업체들은 올해 들어서만 가격을 33~35% 인상하는 것”이라면서 “시멘트가격을 인상해주지 않으면 상반기와 같이 시멘트 공급을 중단 또는 감량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실제 한국은행의 시멘트와 레미콘 물가지수를 비교해보면 2015년 대비 2022년 6월까지 시멘트는 125.23 레미콘은 114.90으로, 시멘트가 레미콘 물가보다 상대적으로 많이올랐다는게 대책위의 주장이다. 시멘트가격이 12~15% 추가 인상되면 상대적 격차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건설산업연구원이 시멘트가격 인상 등에 따른 자재비 상승으로 상반기 건설경기가 부진했던데 이어 하반기에도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어 시멘트가격 추가 인상은 하반기 건설경기와 정부의 물가안정정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레미콘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중소레미콘업체들은 최근 경영상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중소레미콘업체들의 대표자, 법인이 변경된 경우는 폐업 14건, 매각 41건 등 약 132건으로 조사됐다. 

    규탄대회에 참석한 전국 900여 중소레미콘업체 대표들은 ▲시멘트업체들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가격인상 철회 ▲시멘트공급을 볼모로 한 협박과 강요 중단 ▲시멘트 제조원가 및 인상요인의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하고, 정부에 대해서도 시멘트시장의 독과점에 대한 상시 감시와 불공정거래 사례 조사를 요구했다.

    또한 채택된 결의문을 900여 중소레미콘업체 대표 연명으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에게 전달하여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에 공동대응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업계가 독과점시장을 등에 업고 가격을 올리고, 공급량을 조절하면 중소레미콘업체들은 꼼짝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서 “레미콘시장에서는 시멘트업체 계열 레미콘업체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구조로 건설업체와의 갑을 관계가 명확하게 구분돼 중소레미콘업체들이 건설업체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시멘트 대기업과 중소레미콘 업계간 상생방안 마련과 함께 정부 중재 요청 등 총력 지원을 하겠다”며 “아울러 시멘트-레미콘-건설사간 산업생태계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세아시멘트의 자회사인 한라시멘트는 다음달 5일부터 톤(t)당 시멘트 공급 단가를 현재 9만2600원에서 10만6000원으로 14.5% 인상할 예정이다. 한라시멘트가 다음 달 단가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최근 주요 시멘트 기업 가운데 네 번째다. 앞서 삼표시멘트, 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성신양회가 단가를 올리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