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현장경영 광폭 행보복권 이후 '회장' 승진 시기 저울질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 맞물려 추진 가능성 무게시기 11월, 세트부문 중심 인력 물갈이 추진중신입 채용 확대 기반 '젊은 조직' 구상나서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삼성전자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복권으로 조직 재정비와 인사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중심으로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이미 세트(DX)부문에선 상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신입 채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젊은 조직 구성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복권된 이후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도 복귀하기 위한 밑그림을 확정짓는 작업에 한창이다.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고 그룹 경영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대대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어지는 수순으로 예상된다.

    아직 시점이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우선 예년보다 인사와 조직개편 시점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는 11월 1일이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 즈음 이 부회장이 승진해 회장에 오르고 신경영 선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통상 12월 초 정기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달 여 가량 빠르게 조직이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미 이 같은 공식 취임에 앞서 현장 경영 행보에 먼저 힘을 싣는 모습이다. 복권 후 첫 행선지는 반도체 사업장이었다.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을 찾아 DS부문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다음날에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찾았고 지난 26일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기도 했다.

    다음달부터는 해외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설하고 있는 파운드리 2공장이 착공을 앞두고 있는데 여기에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하고 현지에서 반도체 관련 현안을 처리하는데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국내에서 참석해야할 재판이 남아있어 추석 연휴 기간을 활용해 미국 출장을 떠나고 본격적인 해외 경영 행보를 시작할 것이란 추측에 힘이 실린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경영 복귀를 위한 행보를 시작함과 동시에 내부적으론 이 부회장이 새로운 경영 메시지를 내놓고 새로운 조직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이재용의 '뉴삼성'을 구축할 채비에 한창이다. 오랜기간 자리를 비운 이 부회장이 그간 삼성이 처한 대내외적 현실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설득력 있는 경영철학을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면서 막바지 경영 복귀 작업 점검에 열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 부회장 부재 상황으로 원활하지 않았던 삼성 임직원들의 승진 인사도 예년보다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삼성은 이미 몇 년째 사법리스크를 겪어온 탓에 승진 인사 규모를 크게 확대하지 못했는데 그런 까닭에 내부적으론 인사 적체로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이 어려웠던 형편이다. 올해는 이런 문제들을 상당부분 해소하고 동시에 지난해에 이어 조직 개편에도 삼성이 상당부분 공을 들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세트사업부문을 DX부문으로 바꾸고 보다 유기적인 조직으로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일부 사업부를 중심으로 상시 희망퇴직을 실시해 보다 젊은 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삼성의 비전을 실행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DX부문이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한 DS부문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업에선 상당수 퇴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신입사원 채용을 대폭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앞서 삼성은 향후 5년 간 8만 명 이상의 신규 채용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IT 산업에서 새로운 인재를 채용하는 일은 어떤 부분보다 우선순위가 높다. 이미 올 하반기 공채 절차를 시작한 삼성이 특히 인력 부족 상황이 심각한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점차 확대하며 비전 실행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