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친환경 컨테이너선’ 중심 조선사업 재건에 속도

HJ중공업의 조선 사업 부문이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2척 수준이던 신조선 수주물량이 올 들어 8척까지 늘면서 선박 인도가 본격화하는 내년 말부터 조선부문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의 상반기 매출은 79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9%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090억원의 손실을 냈지만 올 들어 1분기 26억원, 2분기 23억원 등 이익 창출로 수익성 개선을 실현했다.

HJ중공업 실적 개선을 주도한 사업은 건설부문으로, 상반기 매출이 68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조선부문 매출은 956억원으로 54.8% 줄고 영업손실액은 296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HJ중공업의 조선 사업은 해군 대형수송함·대형상륙함·고속정 등 방산 함정과 해경 경비함·잠수지원선·어업지도선 등 관공선, 신조선(상선)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방산과 특수목적선 시장이 제한적이고, 조선업 불황이 맞물리며 2011년부터 조선부문에서 손실을 이어왔다.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온 조선부문이 친환경 컨테이너선 중심 재기를 도모하고 있다. 그 첫걸음은 지난해 10월로,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총 3105억원 규모의 55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글로벌 조선 시황 회복세에 따라 상선 발주가 증가하자 HJ중공업이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생산·납기능력을 기반으로 수주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HJ중공업이 함정이나 특수목적선 외 상선 건조사업을 따낸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6년 만으로, 상선 시장 재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올 들어서도 HJ중공업은 반가운 수주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지난 3월 55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총 1762억원에 수주한 데 이어 6월에는 총 3113억원 규모의 770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2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최근 건조 계약에는 별도로 2척의 옵션 계약이 포함돼 추가 수주 가능성을 열어놨다.

HJ중공업의 조선부문 수주잔고도 대폭 확대됐다. 올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방산 15척·5209억원, 신조선 8척·8265억원 등 총 23척·1조347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1년 전 방산 17척·7617억원, 신조선 2척·336억원 등 총 19척·7953억원 규모였던 점에 비춰 수량은 4척, 잔고는 69.4% 증가했다.

HJ중공업은 친환경 컨테이너선 강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연료 추진선 수요가 증가 추세인 가운데, 미래 수주 경쟁력 확보와 효과적인 시장 대응을 위해 메탄올·암모니아·수소 등 다양한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에 대한 핵심기술 개발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수주한 선박에도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다. 올 6월 수주한 컨테이너선에는 GTT의 Mark III 멤브레인 연료 탱크를 적용해  6100㎥에 달하는 저장 용량을 확보하면서도 컨테이너 적재량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으로, IMO의 환경규제도 모두 충족한다. 

앞서 수주한 55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해서도 향후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계약분의 옵션 계약이 발표되면 컨테이너선 일감은 총 10척, 올 들어 수주액은 8000억원으로 확대된다”며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시장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과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성을 확보해 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