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론, 수소에너지 '핵심소재'로 떠올라
  • ▲ 지난 8월 열린 수소전문전시회 H2 MEET에서 나일론 라이너 수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효성티앤씨
    ▲ 지난 8월 열린 수소전문전시회 H2 MEET에서 나일론 라이너 수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효성티앤씨
    효성티앤씨는 국내 기업 최초 독자기술로 수소차 연료탱크의 라이너 소재용 나일론을 개발 및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라이너는 연료 탱크의 내부 용기로, 수소를 저장하고 누출을 방지하는데 필요한 핵심 부품이다.

    효성티앤씨의 나일론 소재는 기존 금속과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라이너 소재보다 경량성, 가스차단성, 내충격성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자체 개발한 나일론 라이너 소재가 기존 금속 소재 대비 70%, HDPE 소재 대비 50% 가볍고, 수소 가스의 누출을 막는 가스차단성도 기존 금속 소재 대비 30% 이상, HDPE 소재 대비 50% 이상 높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존 금속 소재 라이너는 무겁고 장기간 수소에 노출 시 취성(깨지기 쉬운 정도)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반면, 나일론 소재의 라이너는 수소 흡수력과 통기력이 낮아 취성 위험이 낮다. HDPE 라이너는 400bar 수준의 고압 용기로는 사용되나, 일반적인 수소전기차가 요구하는 700bar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수소용기 라이너는 수소의 잦은 충전과 방전에 따른 급격한 온도 차에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나일론 소재의 라이너는 -40도에서 85도까지 견디는 등 온도 차에 따른 내충격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효성티앤씨는 그동안 해외 업체들이 독점해 온 나일론 소재의 라이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수소시장 전문조사기관인 H2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부터 유럽의 주요 도심지역의 내연기관 트럭 운행이 제한되는 등 글로벌 수소차 시장이 본격 성장해 2030년에는 연간 수소차 생산 대수가 105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나일론 소재 라이너 시장의 수입 대체 효과도 2030년 2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수소전기차를 포함해 드론, 트램, 선박, UAM(도심항공모빌리티)등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 시장이 확대함에 따라 수소용기용 라이너 소재로 나일론도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효성티앤씨는 이번 나일론 소재의 라이너가 효성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완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효성은 ▲수소충전소 공급력 ▲액화수소 플랜트 건립과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수소차용 연료탱크에 필수 소재인 탄소섬유 생산 등으로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고, 이번 개발에 따라 저장과 활용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효성티앤씨의 나일론을 적용한 수소용기는 지난 6월 수소용기 국제 품질 규격(UN/ECE R134) 시험을 통과해 라이너 소재로서 기능과 품질, 기술적 완성도를 갖췄으며 수소연료탱크 제조업체,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상용 테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60~90도까지 내온·내충격성 범위를 넓혀 상용 트럭의 튜브트레일러부터 남극과 적도 등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하는 천연가스(CNG)와 수소 선박에 이르기까지 라이너 소재로 나일론 적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바다에 버려진 어망을 재활용한 나일론 리싸이클 섬유 기술을 개발한 만큼, 향후 라이너 소재로도 리싸이클 나일론을 적용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효성티앤씨의 나일론 라이너 소재 개발은 사양산업으로 치부된 섬유 산업에서도 기술력을 갖추면 첨단 수소 산업의 핵심 소재로 탈바꿈하는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효성이 오랫동안 쌓아온 첨단 소재와 섬유의 기술력으로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