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 노조, 매각 합의 2개월만에 다시 매각 반대 투쟁베이사이드PE 출자자로 휴림로봇 거론되며 강도 높은 반발하나금융 대신 메리츠증권 참여 유력…납입일 코 앞
  • ▲ 윈저 및 W시리즈.ⓒ디아지오코리아
    ▲ 윈저 및 W시리즈.ⓒ디아지오코리아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 매각이 새로운 변수를 맞이했다.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PE)의 새로운 출자자(LP)로 휴림로봇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디아지오 노동조합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 노조는 1인 시위 등 강도 높은 매각 반대에 다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한민국은 윤리도 없는 천민 자본의 천국인가”라며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 우리의 권리를 지켜내고 매각을 무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이런 반발은 베이사이드PE가 디아지오에 윈저글로벌의 매각 대금 2000억원 납입을 목전에 두고 이뤄졌다. 베이사이드PE는 디아지오코리아에서 분할된 윈저 및 W시리즈를 보유한 법인 윈저글로벌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7월까지 매각대금을 치른다는 계획이었지만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으며 차일피일 납일을 미뤄왔다.

    당초 베이사이드PE에 출자 할 예정이었던 WI가 출자를 번복했고 이후 유력한 투자사로 거론되던 이화전기도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매각절차가 뒤로 밀린 것이다. 이 과정에 매각자금 조달 창구였던 하나금융투자도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베이사이드PE는 최근 8월 말 납입을 또 다시 이달 중순까지 연기한 바 있다. 

    노조가 이런 시점에 매각 반대에 다시 나선 것은 베이사이드PE가 새로운 출자자로 휴림로봇을 끌어들였다는 판단 때문이다. 휴림로봇은 산업용로봇 및 서비스로봇, 마스크 등을 제조, 판매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지난 5월 삼부토건을 매각하면서 700억원대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위스키와 무관해 보이는 이 기업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선 것은 휴림로봇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때문이다. 휴림로봇은 과거 삼부토건 인수 과정에서 조직폭력배 등 기업사냥꾼들이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른 금융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노조의 심증을 높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베이사이드PE는 메리츠증권 인사와 이천공장을 방문했다. 메리츠증권은 하나금융투자가 빠진 약 700억원의 대출을 심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휴림로봇 측이 디아지오코리아를 통해 영국 디아지오 본사에 소포를 발송한 것이 확인되면서 본격적인 반발에 나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메리츠증권의 대출 심사를 막기 위해 1인 시위에 나서는 한편 매각 저지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지난 7월 윈저글로벌 매각에 대해 위로금 및 고용보장을 통한 합의를 했지만 이번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약 2개월만에 매각을 코앞에 두고 다시금 노사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 관계자는 “WI와 하나금융투자에서 포기한 윈저 매각 진행을 조직폭력배 의혹을 받는 회사와 메리츠 증권에서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모는 행동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디아지오코리아 측은 “현재까지 베이사이드PE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