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성남FC 사건 1차 수사 때 왜 불송치했나” 부실 수사 책임 물어文정부 때 임명된 국가경찰위 인사 전면 재편 요구도 野, 김건희‧이재명 수사 형평성 논란 제기... 윤 청장 “동의 못 해”
  • ▲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윤희근 경찰청장이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7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여야 모두로부터 ‘정권의 하수인’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을, 야당은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에 대한 편향수사 의혹을 각각 제기했다. 

    그러나 윤희근 경찰청장과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며 양측의 비판에 선을 그었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부산 수영구‧초선)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공교롭게도 각 기업들이 성남FC에 후원을 했던 시점과 기업들이 성남시로부터 각종 건축 인허가를 받은 시점이 비슷하다”며 “이런 우연이 여러 번 맞아떨어졌다면 반드시 조사를 했어야 했는데 경찰이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서 성남FC 구단주를 맡던 당시 관내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건축 인허가 등 편의를 봐줬다는 내용이다. 당초 지난해 9월 경기 분당경찰서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로부터 보완수사 요구를 받았다. 

    이후 보완수사를 벌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대표와 전 두산건설 대표에게 뇌물공여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 8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현재 두산건설뿐만 아니라 후원금을 지급한 기업 전체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성남FC, 처음부터 제대로 수사했으면 이렇게 될 리 없었다”

    전 의원은 “후원금 160억원은 광고를 가장한 뇌물이 분명하다. 경찰이 (1차 조사 당시) 처음부터 수사를 제대로 했다면 이렇게 수사가 지연될 리도 없었다”고 질타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울산 중구‧초선)도 “2018년 고발장이 접수된 뒤 분당경찰서는 3년이나 수사한 끝에 불송치로 결정했다”면서 “당시 문재인 정부의 눈치를 보고 사건을 뭉갠 것 아니냐”라고 따졌다. 

    이에 윤희근 경찰청장은 “당시 분당경찰서도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고 보고 받았다”며 “당시엔 참고인 진술에 따라 불송치 결정을 했는데, 이후 사건 관계자의 진술에 변경이 있었고, 이에 부합하는 증거자료까지 나오면서 판단이 달라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가경찰위원회의 중립성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상구‧3선)은 “국가경찰위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 문민경찰이 되자고 만들었는데 지금의 국가경찰위는 정치집단으로 변질됐다”며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인 김호철이 위원장이고, 민변 사무총장 출신인 하주희 변호사가 위원이다. 문재인 정권 당시에 구성된 이분들이 심의다, 자문이다 하니까 성남FC 사건도 침대수사하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국가경찰위 인사를 전면적으로 단행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심의의결을 준다는 건 부패완판을 부를 뿐”이라고 했다. 

    이에 윤 청장은 “청장으로서 경찰위원들에 대해 평가를 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아직 법적인 제도가 완비되지 않은 상태를 포함해 지적한 부분들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대 관계자 말만 믿고 불송치... 김 여사와 특수관계 의혹 있다”

    반면 야당은 김건희 여사의 허위경력 기재 의혹 사건 수사에 대한 편향성을 지적했다. 경찰이 이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의 수사와는 달리 ‘비호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5일 김건희 여사의 허위경력 기재 의혹에 대해 혐의 인정이 어렵다며 불송치했다. 이후 한 시민단체는 이의신청을 했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간 상황이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구갑‧초선)은 “경찰이 김 여사의 교원 채용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한 핵심 근거가 국민대 채용 담당자의 진술이었다”며 “국민대는 전 국민 모두가 표절이라는 김 여사의 논문에 대해 ‘검증불가’라고 판정을 내렸던 곳이다. 김 여사와 특수관계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인데 이를 핵심 근거로 삼은 경찰의 수사를 누가 신뢰하겠나”라고 일갈했다. 

    이에 남 본부장은 “이력서는 채용 과정에 활용됐지만 단순 참고에 불과했다”며 “채용 담당자 진술과 당시 채용 조건을 조사한 결과 기망 당한 부분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또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부평구갑‧초선)은 “경찰이 공정성을 위배하고 객관성을 상실하게 되면 정권의 하수인이냐, 독재정권의 하수인이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을 받는다”며 “우리나라 경우엔 경찰 신뢰도가 매우 낮다. 독립된 주체라기보다는 종속된 체계라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건희 사건과 김혜경 사건을 다루는 경찰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국민은 판단하고 있다. 김 여사 사건 5건 중 4건은 불송치되고 나머지 1건도 불송치 될 게 뻔하다”라며 “잘못하면 (경찰이) 독재정권의 하수인이 된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다만 윤 총장은 “통계 근거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찰 신뢰도가 낮다는 부분에 대해선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개선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열거한 부분에 대해서 100% 동의할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