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36곳 ‘정원 1.6%만 감축’ 정부에 보고 산업부 산하 공기업 감축률 1.1%… 5개 발전자회사 1.0%로 통일해수부 공기업은 5.5%… 조폐공사 7.9%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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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개 공기업이 정원을 1.6%만 감축하겠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SR과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은 정원 감축을 거부했다.

    10일 국회와 공공기관에 따르면 36개 공기업은 현재 14만9775명인 기관 정원의 1.6%(2364명)를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혁신계획안을 정부에 보고했다.

    공기업은 전체 공공기관 350개 중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공기업 정원은 15만명에 육박해 전체 공공기관 정원인 44만2777명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정부는 인력 감축 수준은 각 기관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 각 기관 또는 전체 구조조정 목표를 제시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1.6%라는 구조조정 수준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350개 공공기관의 정규직 인력 현원은 41만6191명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말 기준 30만7690명과 비교해보면 5년간 10만8501명이 늘었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내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부분도 상당하지만 비대해진 공공 부문의 인력·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을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때문에 각 공기업이 제시한 이 정도의 혁신안은 수용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정부 내외부에서 나온다.

    개별 공기업이 제출한 감축 계획을 보면 규모가 큰 거대 공기업들의 구조조정 의지가 우선 약하다.

    특히 SR,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은 감축 인원을 0명으로 제출했다. 정부의 인력 감축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인력 감축을 실무 총괄하는 부처의 의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력 측면에서 최대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는 현재 3만1071명인 정원을 1.0%(313명)만 줄이겠다고 보고했다. 한국전력 역시 2만3728명인 정원을 1.1%(260명) 감축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7개 공기업의 정원 감축률은 평균 1.1%로 36개 공기업 전체 평균인 1.6%에 못 미쳤다.

    남동발전과 남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등 5개 발전 자회사는 정원 감축률을 짜 맞춘 듯 모두 1.0%로 가져왔다.

    해양수산부 산하 5개 공기업의 정원 감축률은 평균 5.5%로 산업부 산하기관의 5배였다.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조폐공사의 정원 감축률은 7.9%로 36개 공기업 중 가장 높았다.

    정부는 민관 합동 공공기관 혁신 태스크포스(TF)의 협의·조정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혁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혁신계획안 협의·조정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