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中 직구액 53.3%↑ … 직구 비중 57% 최고치어린이 신발·학용품·장난감서 유해 성분 검출 잇달아공정위, 13일 알리·테무와 안전자율협약 체결 예정해외 본사 둔 업체들 공정위 조사·규제 집행에 한계
  • ▲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로고ⓒ각사
    ▲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로고ⓒ각사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직접구매(직구)한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와 자율협약을 맺고 즉각적인 통지와 판매 중지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다만 해외 플랫폼업체와의 자율협약이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 中 직구 역대 최대 ... 어린이 용품에 유해물질 범벅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을 통한 직구액은 9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했다. 해외 직구 가운데 중국의 비율은 57%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1분기 중국 비중은 40.5%에서 1년 만에 16.5%포인트(p) 급등했다.

    값싼 중국 직구 제품이 급증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관세청은 최근 알리와 테무 등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신발·학용품·장난감 등 252종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38종에서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38종 가운데 27종에서 기준치 대비 최대 82배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장기간 접촉하면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어린이 제품에 사용이 금지된 환경호르몬이다.

    6점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이 나왔다. 검출된 카드뮴 함량은 기준치 대비 최대 3026배에 달했다. 5점에서는 기준치 대비 최대 270배의 납이 검출됐다.

    서울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 완구·학용품 제품에서 기준치 158배에 달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시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안전 확보 대책을 발표하고 지난달 말부터 한 달간 어린이용 완구·학용품·장신구·가죽제품을 매주 선정해 안전성 검사를 하고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도 전날 중국에서 수입된 어린이용 가방·가죽 신발·완구 등이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8개 제품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 ▲ 하트핑크미니백에서는 납이 기준치(90㎎/㎏)의 24.9배를 초과했다ⓒ국가기술표준원
    ▲ 하트핑크미니백에서는 납이 기준치(90㎎/㎏)의 24.9배를 초과했다ⓒ국가기술표준원
    ◇ 알리·테무와 '안전자율협약' 체결 … 실효성 있을까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오는 13일 서울 소비자연맹에서 알리와 테무 경영진을 만나 안전자율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윤수현 한국소비자원장과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퀸 선 테무 공동 창업자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의 핵심은 위해 물품의 국내 유통 차단이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판매한 제품에서 인체 유해 물질이 검출되는 경우 즉각적인 통지와 판매 중지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3월 알리와 테무 등 해외 플랫폼의 가품·위해식품 논란 등에 공동 대응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협약식은 해당 발표에 따른 후속 방안으로 위해 제품의 유통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내 유통업계에선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해외에 본사를 둔 이들에게 공정위의 조사와 규제 집행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제조사의 경우 어린이 제품은 KC인증을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중국 이커머스 업체에서 판매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제재할 규정이 없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야 하겠지만, 협약 수준으로 강제성은 없을 것 같다"면서 "현재 직구 시장이 6조원으로 전체 온라인 시장(200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다. 하지만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