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탄소 50% 감축', 2050년 '넷제로' 달성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눈길'… "연간 약 25만t 처리"공정 효율 개선 등 탄소감축 노력 가시화… 탄소 감축 기술 개발도
  • ▲ SK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 SK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소재&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6일 울산 SK행복타운에서 만난 유재영 SK 울산CLX 총괄의 말에는 친환경 공장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있었다. SK 울산CLX가 대한민국 최초 정유공장으로서 국내외 에너지 공급의 물꼬를 튼 만큼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선도적 지위를 점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로 창사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기후위기로 인한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에 따라 탄소가 아닌 친환경 중심의 에너지 공급사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회사는 단순한 에너지&석유화학사업의 매각 방식이 아닌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를 통해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K 울산CLX는 2030년까지 탄소 50% 감축, 2050년 넷제로 달성을 파이낸셜 스토리로 정하고, 생산과정-제품의 그린화를 추진하고 있다. 

    SK 울산CLX가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하는 분야는 크게 ▲순환경제 구축(1.7조원) ▲설비 전환 및 증설을 통한 친환경제품 확대(3조원)다. 당장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석유제품을 대체할 제품이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제품을 재활용하겠다는 것이다.
  • ▲ 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공장 부지 현장. ⓒSK이노베이션 제공
    ▲ SK지오센트릭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공장 부지 현장. ⓒSK이노베이션 제공
    이날 방문한 SK 울산CLX에서 가장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허허벌판이었다. 대략 축구장 22개 크기인 이곳엔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넷제로로 향하는 실질적 출발점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드는 '세계 최대 도시 유전 기업'이라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CLX 내 21만5000㎡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t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최초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모두 갖춘 곳으로 이곳에서는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복합소재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

    박천석 SK지오센트릭 GT1 Squad PL은 현장에서 기자에게 "폐플라스틱을 녹인 후 끓여 만든 열분해유를 이물질 후처리 과정을 거쳐 인근 석유화학공장에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만3000t의 폐플라스틱 넣으면 6만t 정도가 새제품으로 재탄생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SK 울산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SHE(안전-보건-환경) 투자도 진행된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처리시설 신설, 환경경영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구조 변화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투자할 계획이다. 향후 휘발유, 경유 등 육상 수송용 연료는 감소하고, 친환경 항공유(SAF) 수요는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SK 울산CLX는 석유제품 생산공정의 화학제품 생산공정으로의 전환, 친환경 항공유(SAF) 생산을 위한 공정 신설 등을 고려할 방침이다. 

    또 CCS(Carbon Capture & Storage) 사업, 넥슬렌 공장 증설 등에도 투자할 예정이다. SK지오센트릭이 독자 개발한 넥슬렌과 같은 고기능성 화학제품은 일반 화학제품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현격히 줄일 수 있다.
  • ▲ 유재영 SK 울산CLX 총괄이 6일 울산 SK행복타운에서 환영사를 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 유재영 SK 울산CLX 총괄이 6일 울산 SK행복타운에서 환영사를 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 울산CLX의 탄소감축 노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즉시 실행 가능한 공정 효율 개선, 저탄소 연료 전환 등을 통해서다. 중장기적으로는 직접 탄소를 감축하는 기술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 울산CLX는 동력 보일러 11기 중 9기의 연료를 탄소배출이 많은 벙커씨에서 LNG로 교체하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14.4만t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남아있는 2기도 2023년까지 LNG로 연료를 교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 4만t의 탄소배출량을 추가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설비-운전을 최적화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상압증류공정(CDU)의 열전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열교환 장치나 배관에 쌓이는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첨가제를 주입하거나, 열전달 효율이 높은 열교환기와 내부식성 공기예열기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에너지 효율 향상 방안을 추진 중이다. 

    탄소 포집-저장 등 실질적으로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사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CCUS는 이산화탄소 직접 제거를 통해 넷제로 달성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 

    SK에너지는 지난 20년간 SK 울산CLX에서 탄소를 포집해 액체 탄산용 원료로 공급 중이다. SK이노베이션도 CCS 관련 국내외 국책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수소 공장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동해가스전에 저장하는 CCS 실증모델개발 정부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향후 국책과제로 추진될 CCS 실증사업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노동완 울산시 혁신산업국장은 "SK 울산CLX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 사업회사의 넷제로 및 그린 성장을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에 "울산은 더 이상 공해도시가 아닌 친환경 생태 도시로서 더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