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5일 조합설립 총회…대단지에 강남 가까워 사업성↑용적률 탓 재건축보다 유리…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가능성
  • ▲ 우성2차 단지 내에 조합 창립총회를 알리는 현수막(왼쪽)과 현대건설의 축하 현수막이 함께 걸려 있다.ⓒ박정환 기자
    ▲ 우성2차 단지 내에 조합 창립총회를 알리는 현수막(왼쪽)과 현대건설의 축하 현수막이 함께 걸려 있다.ⓒ박정환 기자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기조로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은 가운데 리모델링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5000가구 규모로 서울 신당동 남산타운과 함께 리모델링 최대어로 불리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 '우극신(우성2차·우성3차·극동·신동아4차아파트)'의 조합 설립이 임박함에 따라 수주를 위한 건설업계의 눈도장 찍기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우극신 리모델링주택조합설립 추진위원회는 내달 5일 조합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 '우극신'으로 불리는 우성2차·우성3차·극동·신동아4차아파트는 1993년 준공된 4397가구의 대단지로, 여러 단지를 하나로 묶어 리모델링을 함께 진행하는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 리모델링의 경우 가구수가 많아져 사업성이 높아지고 그만큼 대형 건설사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에 유리하다. 또한 특화설계나 고급 커뮤니티시설을 유치하기가 더욱 용이하고 조합원 각자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 ▲ 포스코건설의 창립총회 축하 현수막.ⓒ박정환 기자
    ▲ 포스코건설의 창립총회 축하 현수막.ⓒ박정환 기자
    최근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에 나섰음에도 추진위가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튼 것은 용적률 때문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우극신은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미 단지의 용적률이 248%로 서울시 허용 기준인 250%에 육박해 재건축을 해도 집 면적을 늘릴 수 없고 일반분양도 어려워 조합원들의 부담만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용적률 500% 상향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준다고 했지만 정확한 시점이 나오지 않아 무조건 기다릴 수도 없다"며 "규제가 완화돼도 1기 신도시에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무리하게 재건축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방식으로는 수직증축과 수평증축, 별동증축을 병행하는 혼합 리모델링이 거론되고 있다. 

    수평증축은 기존 아파트 건물 옆에 새 건물을 덧대어 짓는 방식이다. 85㎡미만 평형은 전용면적의 40% 이내, 85㎡ 이상은 30% 이내에서 면적을 확장할 수 있다. 

    절차가 간단하고 규제도 덜해 사업 착수 및 진행이 빠르지만, 세대수 자체를 늘리는 것에 한계가 있어 일반분양 물량이 적고 사업성이 낮은 편이다. 
  • ▲ 한화건설의 창립총회 축하 현수막.ⓒ박정환 기자
    ▲ 한화건설의 창립총회 축하 현수막.ⓒ박정환 기자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 건물위로 층수를 올리는 방식으로 14층 이하는 최대 2개층, 15층 이상은 최대 3개층을 올릴 수 있다. 

    기존 골조를 유지한 채 세대별 면적만 넓히는 수평증축과 달리 층수를 올려 세대수 자체를 늘림으로써 더 많은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진단 기준, 지반 강도 등 규제가 많아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다. 국내에서는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잠실 더샵 루벤)'가 처음으로 수직증축 허가를 받았고, 최근 대치1차현대아파트가 말뚝(Pile)기초로 준공된 아파트 최초로 리모델링 수직증축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했다. 

    이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등 서울 강남권 단지들이 수직증축 2호를 노렸지만 안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추진위는 비슷한 조건의 다른 단지들의 허가 상황을 지켜본 뒤 혼합 방식 중 수직증축 적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합 관계자는 "우극신은 수평, 별동 증축만 해도 일반분양 물량을 적잖게 늘릴 수 있어 굳이 수직증축에 매달릴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건설사들의 수주전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수주전 참여 의사를 밝힌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등이다. 

    실제로 이들 건설사는 아파트 단지에 조합 창립총회를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며 수주전 참여를 예고했다. 최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무학아파트로 첫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한화건설도 단지내에 현수막을 내걸고 참여 의지를 내비쳤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5000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데다 입지도 강남권과 가까워 수익성이 높은 만큼 대형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