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비전 구체화 초석 '인재제일' 원칙핵심인재 영입·여성인력 중시 등서 나아가 유연하고 활력있는 조직 혁신에 '의지'취임 전 사업장 돌며 임직원 소통 강화...조만간 새 조직문화 혁신안 나올듯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상윤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상윤 기자
    부회장 역할을 맡은지 10년 만에 회장에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창업 철학인 '인재제일(人材第一)' 이념을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 하는 초석으로 삼는다. 핵심 인재 영입은 물론이고 유연하고 활력있는 조직을 구성하기 위해 조직 문화 혁신 작업에도 의지를 높이고 있다.

    27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따로 취임식이나 취임사 없이 회장 자리에 올라 곧바로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이 회장이 10년 만에 부회장 타이틀에서 벗어나 회장으로서 삼성을 이끌게 되면서 '뉴삼성'의 조직 문화에도 새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 창업 이념인 '인재제일' 원칙을 기반으로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데 방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인재제일 철학은 현재까지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 1957년 국내 대기업으로는 최초로 공채 제도를 도입해 인재 등용문으로 적극 활용했고, 현재까지도 이 제도를 이어오면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공채제도만은 손 대지 않고 계속해왔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여성인력 중시' 철학도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에서 인재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3년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신설했고 1995년에는 학력, 나이, 조건 등을 제외한 '열린 채용' 시대를 열며 본격적으로 여성 채용 시장을 확대한 것이 바로 삼성이다.

    이 같은 철학을 이어가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는 이미 회장 취임 전부터 곳곳에서 드러났다. 지난 2020년 8월에는 사내 워킹맘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자"고 강조하는 한편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복권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 활동을 재개한 이후 집중했던 분야가 임직원들과의 소통이었다.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직원들을 만나고 DX부문 MZ세대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삼성SDS 워킹맘 직원들과도 간담회를 가졌다.

    해외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중남미 출장을 떠난 이 회장은 멕시코 현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져 애로사항을 듣는 등 해외 사업장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외부 유능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일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이미 지난 2020년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회사 미래를 위해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적극 영입해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으로 무장해야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회장은 당시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ICT 기업들과의 미팅에서도 이 회장은 여러차례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미국 출장을 떠났을 때도 구글, 아마존, MS 등이 글로벌 리더로 올라서는데 인재육성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였는지에 대해서 경영진들과 의견을 나누고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의 본격적인 뉴삼성이 출범하면서 당장 올 연말 인사부터 파격적인 조직문화 혁신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올해부턴 이미 삼성에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유연성을 더할 수 있게 △직급 통폐합 등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를 통한 조기 승진 기회 및 과감한 발탁 승진 확대 △평가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가 시행 중인데 이것을 보다 심화 발전시킨 개선안이 조만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새로운 인사제도 개편은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뉴삼성' 비전을 구체화 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회사와 직원들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