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손실 67억원…6분기째 전년比 감소"인플레 여파로 예정원가 증액…원가 부담 확대"자체사업-비건설 신사업 확장 부진 탈출 모색
  • ▲ 한라. ⓒ뉴데일리 DB
    ▲ 한라. ⓒ뉴데일리 DB
    HL디앤아이한라(옛 한라)가 13분기 만에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자체사업과 신사업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업황 침체에 흔들리는 재무안정성으로 필요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잠정실적 보고서 분석 결과 HL디앤아이한라는 2019년 2분기 -24억원 이후 13개 분기만에 영업손실(-6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3분기 190억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년대비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 36.5% 감소한 이후 6분기째 줄어들고 있다.

    매출(3572억원)의 경우 지난해 3분기 3416억원에 비해 4.55% 늘어났지만, 전분기 3773억원에 비해서는 5.34% 감소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최근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누계 실적 역시 부진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04억원에서 212억원으로 64.8%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년대 21.8% 줄어든데 이어 2년 연속 하락세다.

    HL디앤아이한라 측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에 따른 자재비, 외주비 상승분을 반영하다 보니 현장별 예정원가가 증액되면서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며 "뿐만 아니라 지난해 3분기 세라지오 골프장 매각에 따른 역기저효과 역시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HL디앤아이한라는 자체사업을 중심으로 한 주택사업과 친환경 등 비건설 부문 확대를 추진한다.

    건설 부문의 경우 수도권 중심의 자체 주택사업을 연간 1~2개 추진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사업성을 고려한 지주공동사업, 이익참여형 도급사업에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중장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해 신사업 등 비건설 부문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비건설 매출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연결 기준 건설 부문 매출액은 6314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6766억원의 93.3%를 차지한다.

    비건설 부문에서 물류 운영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신사업을 위해 친환경, 수소경제 등 미래 유망사업군의 기술 기반 기업과 프롭테크, 플랫폼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20년 말부터 기체 분리막 제조·양산기업 '에어레인'에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는 벽지 제조·판매회사 '신한벽지'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 금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채권평가기업 '한국자산평가'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해결책에도 우려가 제기된다. 자체사업의 경우 부지를 먼저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고, 신사업 역시 신규 진입 장벽이 낮지 않은 만큼 투자나 M&A 등 자본이 투입돼야 한다. 문제는 최근 들어 재무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원가 부담 가중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영업현금흐름이 둔화한 데다 무엇보다 관계기업이었던 KTB칸피던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57호의 지분 추가 취득으로 종속회사로 편입되면서 2300억원의 차입금이 증가했다.

    3분기 기준 차입금은 7509억원으로 지난해 말 4461억원에 비해 68.3% 늘어났으며 차입금의존도는 107%에서 175%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 규모도 1조1048억원에서 1조2807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부채비율도 265%에서 298%로 악화했다.

    한편 HL디앤아이한라는 9월 한라그룹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그룹명을 'HL(Higher Life)'로 변경하면서 사명이 바뀌었다.

    사명은 'HL Development&Innovation Halla'의 약어로, 건설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비건설 부문 영역 확대를 통한 미래지향적인 사회·생활 인프라 창조 혁신기업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