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신시가지 9·11단지-상계주공2단지 등 수혜고금리·재초환 여전…전문가들 "시장 회복엔 한계"
  • ▲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재건축 대못'으로 불리는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서울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 노후단지의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안전진단 완화만으로 시장 정상화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를 위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구조안전성 비중이 50%에서 30%로 완화된다. 또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의무도 폐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목동신시가지와 상계주공 등 노후단지의 재건축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팀장은 "이번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에 따라 재건축 추진의 속도가 빨라지고 안전진단을 신청하거나 통과하는 단지도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현재 안전진단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과 노원 상계동을 비롯해 1980년 중후반에 지어진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2018년 3월 이후 안전진단이 완료된 46개 단지에 이번 개선안을 적용하면 유지보수가 54.3%(25개)에서 23.9%(11개)로 줄고 조건부재건축은 45.7%(21개)에서 50%(23개)로 늘며 26.1%(12개)가 재건축 판정을 받게 된다.

    특히 유지보수에서 조건부재건축으로 전환되는 단지는 서울의 경우 ▲노원 1곳 ▲양천 2곳 ▲영등포 1곳이 포함된다. 이중 양천 2곳은 목동 신시가지 9단지와 11단지로 파악됐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총 14개 단지 2만6629가구 규모로 이번 안전진단 완화안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목동의 경우 지난달초 지구단위계획을 통과한데 이어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서울시 35층 규제폐지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목동 신시가지는 1∼14단지중 6단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2차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9·11단지를 제외한 2만3000여가구의 나머지 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아 적정성검토를 진행중이거나 앞두고 있다.

    이와함께 작년 7월 예비 안전진단을 통과,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노원구 상계주공2단지도 이번 발표 이후 재건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상계주공은 16개 단지 중 5단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로 1단지와 6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이 결정돼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남겨두고 있다.

    2단지는 1차 안전진단이 진행중이며, 나머지 3·7·9·11·13·16단지는 현지조사를 마친 뒤 1차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다만 고금리로 인한 거래절벽이 지속중이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라는 규제가 남아 있어 안전진단 완화만으로 시장을 다시 활성화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임병철 팀장은 "재건축 안진단이 정비사업의 초기단계에 해당되고 고금리 여파로 매수세가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어 거래시장에 온기가 돌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예상할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진단 완화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안전진단 요건이 바뀌더라도 재초환 같은 재건축 저해요인이 여전해 추후 시장과 정책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