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나신평, ‘A/안정적’→ ‘A/부정적’으로 변경수요 줄고 원자재 가격 올라… 투자 부담 확대“10월부터 정상가동… 시장 개선으로 수익성 회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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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화학의 신용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베트남 법인(Hyosung Vina Chemicals)의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가 부담 상승, 업황 둔화 등이 맞물려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서다. 

    1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한국신용평가는 수시평가를 통해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앞서 지난 6월 나이스신용평가가 효성화학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 지 6개월 만이다. 

    올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폴리프로필렌(PP)의 주원료인 프로판 가격이 상승했고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전방위 수요 위축 등에 따라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효성화학은 올해 연결기준 1분기 영업손실 332억원, 2분기 681억원, 3분기 1398억원을 기록하며 매 분기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2018년 신설된 베트남 법인의 실적 부진이 효성화학의 부담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3분기 말 누적 영업손실액 2411억원 가운데 베트남 법인의 적자만 1889억원에 달한다.  

    효성화학은 2016년 말부터 5년에 걸쳐 베트남 남부에 현지 최대 PP 공장을 설립을 추진해왔다. LPG→DH공정→프로필렌→PP로 이어지는 PP생산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였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한 금액만 12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PP는 효성화학의 매출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주력 제품이다. 회사는 당초 PP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완공시 예상되는 연간 생산 규모는 60만톤으로, 동남아와 중국 시장 공략 거점지로서의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프로판탈수소화(PDH) 설비가동률 상향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설비 정밀점검 및 보수 작업이 반복됐고, 이 과정에서 실적이 악화됐다. 보수작업은 지난 2~3월과 5~6월, 9월 등 몇 차례나 연이어 이뤄졌다. 

    투자를 위한 지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가 줄어들면서 재무상태는 크게 악화했다. 올해 들어 효성화학이 베트남 법인에 채무보증을 진행한 횟수는 18회에 달한다. 이는 법인 운영을 위한 기존 채무보증 연장 건도 포함한 숫자다. 아울러 지난 10월에는 효성화학이 재무 안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1481억원을 대여하기도 했다. 

    베트남 법인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효성화학의 재무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9월과 10월에 각각 1000억원, 6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운영자금을 충당했다. 그 결과 3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1395%로 집계됐으며, 순차입금비율은 1119.2%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상승한 원가부담, 베트남 PDH 설비 안정화를 위한 추가적인 점검 가능성 등에 따라 당분간 효성화학의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평사들이 효성화학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효성화학의 부진이 지속되는 경우 지주회사인 ㈜효성의 신용도 하방압력 또한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효성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은 설비‧보수를 완료하고 10월 초부터 정상가동 중”이라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봉쇄 등 대외적인 영향으로 다소 실적 부진이 있었으나 베트남법인이 정상 가동되고 시장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내년에 수익성이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