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일 베트남 이마트 2호점 정식 오픈프리오픈 기간 주말 3만여 인파 몰려… 시설 증설한국식 델리 및 신선식품 앞세워 신도시 공략
  • ▲ 이마트 2호점이 위치한 사픽타워 앞 구조물ⓒ조현우 기자
    ▲ 이마트 2호점이 위치한 사픽타워 앞 구조물ⓒ조현우 기자
    호치민 신도시에 위치한 ‘사픽타워’. 12월 말 공식을 앞두고 있는 이 곳은 연면적 3만4335㎡(약 10만386평), 지하 4층 지상 21층 규모의 대형 쇼핑몰이다.

    몰 입구에 들어서자 거대한 로봇 형태의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눈 부분에서 다양한 LED가 변화하던 로봇의 눈에 ‘EMART’라는 글귀가 떠올랐다. 이마트의 베트남 2호점인 이마트 살라점이 위치한 곳이다.

    지난 8일 방문한 이마트의 베트남 두 번째 매장 ‘이마트 살라점’은 평일 오후 시간인데다 몰 자체가 아직 공식 오픈되지 않아 정상 영업 중인 곳이 이마트 2호점뿐임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마트 2호점이 위치한 사픽타워는 신도시인 투티엠 중심에 위치해있어 1군과 7군, 9군 지역으로의 이동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1군 대체지역으로 계획된 이 곳은 현재 상업뿐만 아니라 문화·주거·행정 등 복합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 ▲ 프리오픈 기간 주말에는 최대 3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이마트
    ▲ 프리오픈 기간 주말에는 최대 3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이마트
    사픽타워 1층에는 파리바게뜨와 유니클로가 입점을 앞두고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를 한창이었다. 4층 공실 한 자리를 제외하고 모든 임대가 마무리됐다.

    배승희 이마트 베트남 법인 팀장은 “투티엠 지역은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신도시라 반경 2㎞ 이내 3000가구가 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다리 건너 1군 지역 고객들이 상당 수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오픈 기간이었던 지난 10월 31일 이후 주말에는 3만여명 이상이 방문했다. 한국 브랜드인 ‘이마트’임에도 불구하고 멤버십 가입 기준으로 고객의 98%가 베트남 현지 고객이다.

    이마트 살라점은 고밥시에 위치한 베트남 1호점인 이마트 고밥점의 65% 면적 규모인 4000㎡(약 1200평)으로 꾸며졌다.

    배 팀장은 “몰(Mall) 인테리어 문제 등으로 구획을 동일하게 가져오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이자 경쟁력인 베이커리아 델리를 앞쪽에 두고, 안쪽에 신선식품과 한국 와인샵 등을 구축해 동선을 신경 썼다”고 말했다.
  • ▲ 델리코너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계산대를 6대까지 추가로 증설했다ⓒ조현우 기자
    ▲ 델리코너에 고객들이 몰리면서 계산대를 6대까지 추가로 증설했다ⓒ조현우 기자
    이마트 살라점은 ‘메가푸드마켓’이다. 1호점인 고밥점에서 성공을 확인한 베이커리와 델리 코너를 공격적으로 배치했다. 2호점 오픈을 앞두고 1호점 베이커리 기술자들을 한 달여간 파견 보내 노하우를 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주력 상품인 바게트는 물론, 현장에서 구워내는 피자도 일 300판씩 팔려나갔다. 1년을 쓸 수 있는 피자 굽는 기계가 한 달 만에 수명을 다하기도 했다. 한국식 김밥과 떡볶이, 치킨은 물론 일식 등을 판매하는 ‘델리존’ 역시 밀려드는 인파를 감당하지 못해 계산대를 2대에서 6대로 증설했다.

    코로나19 이후 고급 신선·냉동식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한국고급 딸기인 ‘설향딸기’의 경우 일반적인 딸기 한 팩 가격의 3배에 가까운 45만동에 책정됐음에도 하루에 100팩씩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1호점 대비 냉동·냉장 제품 비중을 1.5배 늘렸다.

    소주와 와인, 위스키 등 고급 주류 매대도 꾸몄다. 아직까지 베트남 소비자들이 사이공맥주 등 자국 맥주를 즐겨먹지만, 투티엠 지역이 인근 지역 대비 평균 소득이 높아 고급 주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배 팀장은 “호치민 전체의 인당 소득 평균이 6000불이라고 한다면 투티엠이 위치한 해당 지역은 1만불”이라면서 “평균 소득이 높아 고급 주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 고급식재에 대한 수요가 늘며 일반 제품 대비 3배 가까이 비싼 한국산 설향딸기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조현우 기자
    ▲ 고급식재에 대한 수요가 늘며 일반 제품 대비 3배 가까이 비싼 한국산 설향딸기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조현우 기자
    성장세를 보이는 온라인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대응도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매출이 늘기는 했지만 전체의 4% 수준으로 미비하다. 신용카드나 모바일 페이 등의 결제 시스템이 아직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꾸준히 수요가 늘고있다는 점에 주목해 선제적인 준비는 이어가고 있다.

    배 팀장은 “배송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반경 5㎞ 이내만 배송을 하고 있다”면서 “멤버십 회원 증대에 따라 온라인 배송 수요도 최대 일 2000건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마트 베트남 2호점인 살라점의 경우 전체 객수의 29.2%가 멤버십 회원이다. 1호점의 49.4%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지만, 이제 공식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볼 때 고무적인 숫자다. 이 30% 정도의 멤버십 회원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배 팀장은 “사픽타워 몰이 전체 개장하게 되면 객수가 현재 대비 4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차량 750대, 오토바이 3500대 주차가 가능하지만,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신규 증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