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4e-트론,출시후 아우디 전기차 판매 견인내연기관 같은 주행감, 넓은 공간 돋보여공인전비 훌쩍 넘는 효율,HUD 사용성도 장점
  • ▲ 아우디 Q4 e-트론 외관 ⓒ정원일 기자
    ▲ 아우디 Q4 e-트론 외관 ⓒ정원일 기자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 온 아우디는 전동화 흐름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취해왔다. 보조금 혜택을 위해 5000만원대 전기차 출시에 집중한 다른 브랜드와 달리 아우디의 전기차 라인업 e-트론 모델은 1억원대를 호가했다.

    반면 아우디 최초의 컴팩트 전기 SUV인 Q4 e-트론의 가격은 5970만원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시 당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통계에 따르면 그동안 매월 100대 미만이었던 아우디의 전기차 판매량은 Q4 e-트론이 출시된 9월 678대 10월 1307대로 급증했다.

    아우디가 제시해온 프리미엄 가치를 엔트리급 모델에서도 느낄 수 있을까. 제주도에서 직접 Q4 e-트론을 타고 200km 정도를 달려봤다.
  • ▲ 차량의 내부, 직선적인 느낌이 돋보였다 ⓒ정원일 기자
    ▲ 차량의 내부, 직선적인 느낌이 돋보였다 ⓒ정원일 기자
    가장 먼저 눈에 띈 부분은 잘생긴 디자인이다.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전반적으로 각진 근육질의 외관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이질감보다는 오히려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내도 특유의 직선적인 느낌이 강조됐다. 각진 계기판 및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감싸는 듯 배치돼 운전석에 앉았을 때 안정감이 느껴졌다.

    주행 감각은 대체로 내연기관과 유사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전기차 특유의 확 튀어 나가는 느낌이 아닌 부드러운 가속이 느껴졌다. 출력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문제없을 정도의 가속 성능을 보였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때는 회생제동이 자연스럽게 개입하면서 울컥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반면 B 모드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회생제동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했는데, 내리막길 등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 ▲ 콤팩트 SUV 모델임에도 넉넉한 레그룸을 자랑한다. ⓒ정원일 기자
    ▲ 콤팩트 SUV 모델임에도 넉넉한 레그룸을 자랑한다. ⓒ정원일 기자
    특이했던 점은 일반 주행모드에서의 회생제동 강도 조절 방법이다. 패들시프트를 통해 3단계로 강도 조절이 가능한데, 한 번 회생제동 강도를 설정해 놓으면 주행 내내 유지되는 방식이 아니라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다시 초기화된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관성 주행을 하면서 감속 강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조작이 다소 어려웠으나 적응이 되자 오히려 브레이크 대신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감속이 가능해져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졌다. 다만 이 방식은 운전자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Q4 e-트론은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MEB가 적용된 첫 아우디 모델로 폭스바겐 ID.4와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한다. 이 때문인지 뒷좌석도 콤팩트 모델답지 않은 크기를 보였다.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았을 때도 레그룸 및 헤드룸이 넉넉히 남는 수준이다.

    MEB플랫폼의 존재감은 유턴을 할 때도 느껴졌다. 조향각이 넓어 좁은 차선에서도 손쉬운 유턴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후륜구동을 채택한 덕에, 전륜에 남는 공간을 활용해 조향각을 넓혔다는 것이 아우디 측의 설명이다.
  • ▲ 헤드업디스플레이에 차간 거리와 속도 등이 직관적으로 표시돼 편리한 운전을 돕는다. ⓒ정원일 기자
    ▲ 헤드업디스플레이에 차간 거리와 속도 등이 직관적으로 표시돼 편리한 운전을 돕는다. ⓒ정원일 기자
    전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Q4 e-트론의 공인 전비는 복합기준 4.1km/kWh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357km다. 그러나 실제로 평지에서 35km 가량을 주행했을 때 나온 평균 전비는 7.1km/kWh로 공인 전비를 훌쩍 뛰어넘었다. 아우디 관계자는 “운전 습관 등에 따라서 주행가능거리가 600km까지 올라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행보조기능도 활용도가 높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를 활성화하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차간 거리와 속도 등이 표시돼 시선을 돌리지 않고도 기능조작과 주행이 가능했다. 코너 길에서의 차선 인식도 준수한 편이었다.

    차량의 가격대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있을 듯하다. Q4 e-트론이 환경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국고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같은 급의 경쟁모델 대비 가격대가 높다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아우디라는 브랜드 가치와 Q4 e-트론이 제공하는 경험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시장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 정량적인 스펙만이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어서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는 더욱 그렇다. 아우디의 로고와 브랜드 가치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 Q4 e-트론은 높은 접근성으로 아우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