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출신 공통점화학적 결합 미션"실적 보다 조직 안정 우선"
  • ▲ 이환주 KB라이프 대표(사진 왼쪽)와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KB금융·신한금융
    ▲ 이환주 KB라이프 대표(사진 왼쪽)와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KB금융·신한금융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생명보험 계열사 대표로 보험업계가 아닌 은행원 출신들을 내정했다. 당장의 실적 대결보다는 조직의 화학적 통합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 및 이사회를 열고 이영종 신한금융 퇴직연금사업그룹장(부사장)을 신한라이프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1966년생인 이 부사장은 신한은행에 입행해 신촌중앙지점장, 강서본부장 등을 역임한 은행원 출신이다. 지주에선 전략기획팀 본부장으로 재직하며 오렌지라이프 인수 작업을 지원했고, 이후 오렌지라이프와 통합 신한라이프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신한금융은 이 부사장을 신한라이프 대표로 추천한 이유로 '소통 능력'을 강조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과정에서 쌍방향 소통 및 협업 마인드를 발휘해 양사 구성원들의 신뢰가 높았다는 평가다.

    앞서 KB금융도 지난달에 내년 1월 출범 예정인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통합법인 KB라이프생명 초대 수장으로 이환주 KB생명 대표를 내정한 바 있다.

    1964년생인 이 대표도 KB국민은행으로 입사한 은행원 출신으로 은행에서 지점장을 거쳐 영업기획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지주로 자리를 옮겨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지냈다.

    KB금융 측은 이 대표에 대해 "지주와 은행의 주요 핵심 직무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그룹 및 계열사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겸비하고 있다"며 "남다른 균형감각과 포용의 리더십을 통해 완벽한 물리적‧화학적 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통합 리더십'의 최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내에선 양대 금융그룹 생보 계열사 수장으로 보험업 경험이 없는 은행원 출신들이 내정된 것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룹 수뇌부가 당장의 실적 향상보다는 내부 조직 단속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작년 7월 출범한 신한라이프는 통합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조직 내 불협화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내년 출범 예정인 KB라이프도 인사‧IT 등 조직 통합과 관련한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대표 내정자 모두 보험업 관련 전문성보다는 직원 소통 등 조직 관리 능력을 크게 인정받은 것으로 안다"며 "아울러, 내년 새 보험회계인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된다는 점에서 은행원 출신 대표를 앉히는 것에 부담이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