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이익 반토막SK하이닉스, 1조 원대 적자 전환… '10년만' "내년 상반기까지 어렵다"
  •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무섭게 불어닥쳐 국내 전자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가계 실질 소득이 줄면서 TV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에 대한 소비가 얼어붙은 탓이다.

    대한민국 반도체 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없어서 못 팔던 반도체 시장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 반도체 수요 위축 직격탄…"내년 2분기 반도체 영업적자 전망"

    25일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 전망치는 72조 2천180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5.7%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 7천26억 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51.7% 급감할 전망이다. 지난 3분기와 비교하면 38.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7조 원 아래로 내려간 걸로 예측된 것은 코로나 유행 첫해인 2020년 2분기(6조 4천473억 원) 이후 처음이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전망치(10조 8천174억 원)와 비교하면 무려 38% 급락했다. 이처럼 추정치가 낮아지는 것은 경기 침체 여파로 세트(완성품) 수요가 줄고,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 버팀목이던 메모리 반도체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을 1조 4천1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3분기보다 무려 72% 급감한 것이다.

    문제는 실적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영업이익 감소 추세는 내년 2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은 내년 2분기 영업이익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런 예상대로라면 DS 부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다만 도 연구원은 "다행히 최근 메모리 업계 전반적으로 내년 투자 축소 및 감산이 계획되고 있다"며 "재고가 줄어든 하반기부터 공급 축소 효과가 나타나고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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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DB
    ◇ SK하이닉스 10년만에 분기 영업적자 전망…"내년 하반기 반등"

    SK하이닉스의 겨울은 더 춥다. SK하이닉스는 4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데, 이는 2012년 3분기 이후 10년만의 일이다.

    최근 1개월간 발표된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4.2% 감소한 8조 3천272억 원, 영업손실은 1조 491억 원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실을 8천억 원으로 추산했다. 또 내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1조 4천억 원, 1조 3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다만 증권가는 대체로 내년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실린 인터뷰에서 내년 하반기 반등의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현 상황을 인식하고 공급을 조절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의 DDR5 교체 수요와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불황의 골이 깊어지자 SK하이닉스는 '다운턴(하강국면)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대책을 마련하고, 임원 예산을 50% 줄이는 등 비용 절감 노력에 나섰다.

    임직원 성과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초 기본급 기준 1천% 수준의 PS를 지급했는데, 내년의 경우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PS가 책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반도체 부문의 목표달성 장려금(TAI)을 기본급의 50%로 정했는데 이는 상반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