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양산… 삼성에 6개월 뒤쳐져애플 M2프로 칩, TSMC 3나노 '첫 고객'퀄컴, 엔비디아 등 줄선 3나노 고객들본격 수율·고객사 확보 경쟁 돌입… 2나노 기술 선점도 관건
  • TSMC가 올해를 넘기지 않고 파운드리 최신 공정인 3나노 칩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이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으로 양산을 시작한지 6개월 만이다. 내년엔 본격적으로 3나노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과 TSMC가 기술 경쟁에 이어 양산 경쟁이 관건이 됐다.

    30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는 전날 대만 남부 타이난 캠퍼스에서 3나노미터(nm) 반도체 칩 양산을 시작했다. 3나노 공정은 기존 5나노 대비 속도에서 10~15%, 전력 효율성에선 25~30% 개선된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3나노칩은 지난 6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하며 파운드리 시장 미세공정 경쟁에 도화선이 됐다. 고성능 컴퓨터나 5G 등 신기술 제품에 주로 탑재되는 3나노칩은 고급 반도체 제조시장에서 첨단에 서있다.

    TSMC 마크 류 회장은 3나노칩 수요가 5년 내 1조 5000억 달러(약 19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수요가 꺾인 반도체 산업 또한 향후 10년 동안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TSMC가 이번에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은 삼성과는 다른 '핀펫' 구조를 따른다. 현재 반도체 양산에 주류가 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달리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3나노 공정에 적용해 양산에 나서고 있다. TSMC는 당장 3나노에선 핀펫 구조를 유지해 안정적으로 양산하는데 보다 무게를 두고 2나노 이후부터 GAA 구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TSMC의 3나노 첫 고객사에 대해선 공식적으론 알려지지 않았지만 애플을 비롯한 기존 TSMC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 고객사들을 유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애플의 차기 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유력한 'M2 프로' 칩을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것이라는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최근 애플 관련 소식을 전문으로 하는 IT전문지 맥루머에서는 "TSMC가 3나노 공정으로 맥북 프로와 맥 미니에 탑재될 예정인 M2 프로를 먼저 양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애플 외에도 TSMC의 오랜 고객사인 퀄컴, 엔비디아, AMD 등이 새로운 3나노칩 발주사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3나노 공정 기술을 선점하는데 성공한 이후 TSMC가 3나노 시장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3나노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가능한 것도 이 같은 글로벌 주요 테크 기업들이 3나노칩을 조만간 도입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기술 선점에는 성공했지만 막강한 TSMC를 상대로 고객사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치뤄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다. 고객사 확보에 앞서 3나노 공정 수율이 경쟁사 대비 더 안정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실제 수율을 높이는게 3나노 경쟁의 핵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나노 이후 2나노 미만 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발걸음도 재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TSMC도 2나노칩 생산 계획을 세운 상태로, 이번에 3나노 양산을 공식화하는 자리에서 마크 류 TSMC 회장은 "대만의 신주와 타이중에 공장을 건설해 더 진보된 2나노 칩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TSMC는 3나노는 대만 생산공장과 더불어 2026년 미국 애리조나에 완성되는 두번째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을 밝혔지만 2나노 양산은 반드시 대만 내에서만 진행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만큼 TSMC가 2나노 이하 공정 개발에 있어서는 경쟁사에 다시는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3나노 양산은 삼성에 세계 최초 자리를 내준만큼 훨씬 더 안정적이고 다양한 사이트에서 생산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2나노 기술부턴 타의 추종을 불허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반도체 첨단공정이 격화되고 본격적인 3나노 시대를 맞으면서 다운사이클을 맞았던 반도체 시장에도 예상보다 일찍 분위기 반전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더불어 삼성과 TSMC가 파운드리에서 제대로 된 진검승부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내년 반도체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