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책서 전매제한기간 등 규제완화수요 증가 가능성에 분양일정 앞당겨강남권 재건축 조합도 조기분양 채비미분양 적체·고금리 기조 부담 여전
  • ▲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현장. 221201 ⓒ정상윤 기자
    ▲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현장. 221201 ⓒ정상윤 기자
    1.3 부동산 규제완화책으로 건설업계의 올해 분양전략 재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올해 주택경기가 비관적 전망 일색으로 건설사들이 신규분양 계획을 대폭 줄이거나 최대한 뒤로 늦추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규제완화책 이후에는 상반기 예정된 물량을 일정대로 진행하거나 시장 상황에 따른 탄력적 대응에 무게를 두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조합들 역시 분양을 미룰 명분이 없어진 만큼 본격적인 공급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규제지역 해제 등 정부 대책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사들은 올해 분양일정을 고심하고 있다. 당분간 올해 사업계획의 분양일정을 유지하면서 향후 시장상황 개선여부 등에 따라 구체적인 분양일정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GS건설은 서울 양평동의 707가구 규모 재개발 아파트인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의 다음달 일반분양을 확정했다. 이를 위한 홍보대행사와 분양대행업체 섭외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삼성물산은 동대문구 이문1구역을 재개발한 3069가구 규모 '래미안 라그란데'를 3월 분양하기로 확정했다. 2020년부터 2년째 분양이 미뤄졌으나 지난해 말 조합원 분양이 100% 완료되는 등 갈등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시공중인 동대문구 이문3구역(4321가구)과 현대건설의 은평구 대조동 '힐스테이트 메디알레(2083가구)' 등 분양가를 둘러싼 다툼으로 장기간 사업이 지연된 강북의 대형 재개발 구역에서도 연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여의도 브라이트' 공급을 미뤄온 신영도 조만간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옛 여의도 MBC 부지에 아파트 454가구, 오피스텔 849실 규모로 들어서는 이 단지의 오피스텔은 2019년에 이미 공급됐으나 아파트 분양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분양을 미뤄도 각종 규제가 풀릴 때까지 기다린다는 명분이 있었으나 이제는 분양을 미룰수록 분담금만 높아져 늦출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건설사들의 주택사업본부도 지난해 잠정적으로 세웠던 사업계획을 전면 재검토 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변화가 없지만 충분히 분양수요가 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연기하지 않고 기존 일정대로 맞춰서 가거나 계획에 없던 새로운 분양물량도 추가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도 분양에 나선다. 아직 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지만 중도금대출 제한과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면서 규제완화 혜택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롯데건설은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청담 르엘(1261가구)'의 일반분양 182가구의 상반기 분양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이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한 3307가구 규모 '신반포 메이플 자이'도 연내 분양예정이다. 잠실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는 애초 내년 정도로 예상한 분양시기가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후분양을 선택해 공사를 진행 중인 단지들도 조기분양에 나설지 관심을 끈다. 대부분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선택한 뒤 건설사의 신용으로 공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2025년 입주를 목표로 시공 중인 반포 한강변 최대어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아파트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3주구)',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1·2·4주구)'가 대표적이다.

    다만 기존 미분양 해소와 고금리 기조는 여전한 부담으로 남아았다.

    이전에는 일반분양가와 조합분양가의 시각차에 따른 분양가 조율이 분양일정 확정에 최대 변수였다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고금리, 시장경색 등이 분양일정 확정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분양일정을 최종 확정하는 데에 신중한 곳도 적지 않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남아있는 미분양 물량이 규제 완화로 1분기까지는 어느 정도 소진되는지 보고 분양전략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도 "이번 규제 완화로 분양가가 현실화하면 미분양 리스크는 줄고 분양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이 경우 분양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전국 303개단지 25만8003가구다. 계획물량 기준으로 2014년 20만5327가구 이후 8년 만에 최저치이며 지난해 41만6142가구보다 38%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