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 1년 만에 세 번째 대표 인사공동대표 체제서 호텔신라 측 대표 임기 짧아져작년 3분기 장부가액 0원으로 전환… 지속되는 위기
  • ▲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전경. ⓒHDC신라면세점
    ▲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전경. ⓒHDC신라면세점
    호텔신라와 HDC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이 CEO의 무덤이 되고 있다. 대표이사가 임기는 고사하고 한 해에도 몇 번씩이나 교체되고 있기 때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대표만 잦은 교체를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이날 HDC신라면세점은 유찬 전 신라면세점 서울점장 겸 전략영업팀장을 신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서 HDC신라면세점은 김대중-유찬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이번 대표이사의 교체는 지난 6월 이후 약 7개월만이다. HDC신라면세점은 김대중 대표이사를 신임 공동대표로 발탁하면서 김대중-고낙천 공동대표 체제로 구성된 바 있다. 이에 앞선 작년 2월에는 고낙천 대표가 선임되면서 임회언-고낙천 공동대표 체로 변경됐다. 만 1년 사이 대표이사 교체만 3회가 이뤄진 셈이다. 

    이런 잦은 대표이사 교체의 배경에는 HDC신라면세점의 합작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2015년 HDC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5:5 합작법인으로 설립됐다. 그렇다 보니 재무·인사부문을 담당하는 대표를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상품·영업·전략부문 대표를 호텔신라에서 추천하는 구조다. 양사의 인사 시점에 따라 공동대표의 인사 횟수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대표이사의 평균 임기가 1년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호텔신라 추천의 대표 자리가 가장 큰 요인이다. 고낙천 전 대표는 임기가 11개월에 불과했고 전임자인 김태효 전 대표의 임기도 1년에 불과했다. 

    여기에는 코로나19와 함께 찾아온 HDC신라면세점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C신라면세점은 설립 당시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오리’로 꼽히면서 이례적인 합작법인 설립까지 이뤄졌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그야말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21년 HDC신라면세점의 매출은 42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80억원으로 전년 보다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기간 쌓인 결손금은 2021년 말 기준 651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지 못하면서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3분기 말 HDC신라면세점의 장부가액을 0원으로 평가했다. 상반기까지 84억원으로 평가됐던 장부가치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도 마땅히 해법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호텔신라와 HDC현대산업개발은 HDC신라면세점에 대한 유상증자 계획 등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면세업계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건설시장의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잦은 대표의 교체가 해법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와 관련 호텔신라 측은 “성과와 실적에 기반해서 인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