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기요금 kWh당 13.1원 인상… 42년 만에 최대시멘트 원가 25% 차지… 유연탄 다음으로 높아수요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수익성 회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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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원자재 가격 인상, 고환율, 화물연대 파업 등 악재로 어려움을 겪은 시멘트업계가 큰폭으로 인상된 전기요금 탓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작년 한 해에만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한 데다 레미콘업체들과 건설사들의 반발이 거세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업체들은 올해 들어 전기료가 급등하며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13.1원 인상된 영향이다. 작년 4분기와 대비하면 9.5% 오른 수준이다. 이는 제 2차 오일쇼크로 분기당 평균 14.7%가 올랐던 1980년대 이후 42년 만에 최대 인상폭이다. 한전이 30조원대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내면서 대대적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졌다. 

    역대급 전기료 인상에 시멘트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기료는 시멘트 생산원가의 약 25%를 차지, 유연탄 다음으로 매출원가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개별 업체들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만 90억~1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기료 인상과 더불에 지난해 가격 인상때 채 반영하지 못한 유연탄 단가와 물류비 등을 포함하는 경우 톤당 최대 1만6000원 수준의 원가 상승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연탄 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전기료까지 치솟으며 업계는 올해 수익성이 더욱 악화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인상, 화물연대 파업, 고환율 등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시멘트 제조비용의 30~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최근 몇년간 크게 오름세를 띄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1월 1일 톤당 79.97달러였던 유연탄 가격은 그해 10월 22일 218.8달러까지 올랐고 작년 3월에는 톤당 256달러까지 치솟았다. 그 이후 조금씩 하락해 작년 30일에는 154.32달러까지 내려갔다. 다만 이 또한 평년 수준 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이다. 

    아울러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업계는 작년 6월과 11월 두 차례 파업으로 총 2256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증권가에서는 업계 1위인 쌍용C&E의 올해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조910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4.3% 급감한 1635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표시멘트도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1% 감소한 474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시멘트업계는 올해부터는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을 가졌다. 국내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작년 2월과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시멘트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중순 톤당 7만원대 후반이었던 시멘트 가격은 작년 2월 9만2400원으로 올랐고, 하반기에 또 한번 인상돼며 톤당 10만5400원을 넘어섰다.

    업계는 가격 인상 필요성에는 동의하나 좀처럼 가격을 인상하기 쉽지 않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에도 두 차례 가격을 인상해 조심스러운데다 레미콘업체와 건설사들의 격렬한 반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해 중소 레미콘업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시멘트 가격 인상 연기를 요구한 바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가격인상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과 전기료 인상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올해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 부진도 예상돼 수익성 회복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