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생 백정완 대표, 10대건설사 유일 토끼띠…35년 토종 대우건설맨 주택·토목·플랜트 고른 성장세…2018년이후 4년만 연매출 10조달성 예상 신년사 '유동성관리·안정적 포폴운영·신성장동력 발굴' 등 내실경영 주문 PF보증 전년비 3배 급증…7000억이상 현금성자산+유입분 "채무대응 충분"
  • ▲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대우건설
    ▲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대우건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에게 올해는 '검은 토끼해'이자 대우건설 창립 50주년으로 여느 해 보다 남다르다. 지난해 취임후 안정적 영업실적과 재무성과를 유지해온 백 대표는 올 한해 업계 전반에 걸친 부정적 전망을 타개하기 위해 내실경영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백정완 대표는 1963년생으로 10대 건설사 대표이사 가운데 유일한 토끼띠 CEO다.

    백 대표는 1985년 대우건설에 공채로 입사한 뒤 주택사업본부장·리스크관리본부장·주택건축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선임당시 백 대표는 35년 '대우건설맨'으로 대우건설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중흥그룹 인수에 따른 조직안정화에 적임자로 평가 받았다. 

    지난해 2월 대표 취임후 대우건설은 호실적을 이어왔다. 국내외 주택건축·토목·플랜트 등 전분야 매출성장세로 3분기 누적매출은 7조2108억원으로 전년동기 6조2464억원에 비해 15.4% 늘어났다.

    신규수주는 전년동기 7조6316억원에서 44.6% 증가한 11조4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공시한 연간 목표치 12조2000억원의 90.5% 달하는 수준이다. 또 전체 계약잔액은 같은기간 40조원에서 46조원으로 14.5% 늘어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용산 한남2구역 재개발과 경기수원 두산우성한신아파트 리모델링, 서울강동 삼익파크아파트 재건축 등 15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창사이래 최초로 '5조클럽'에 가입했다. 또 해외에서도 양질의 프로젝트를 계약하면서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 거점국내 사업확장을 도모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4분기 매출이 2021년 2분기 이후 7개분기 연속 전년대비 외형성장을 이어가면서 2018년 10조6054억원 이후 4년만에 연매출 10조원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토목 및 플랜트부문 매출 고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베트남 2차 빌라 매출이 크게 반영됨에 따라 4분기에 두 자릿수 매출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를 고려하면 연간 매출목표 10조원도 어렵지 않게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백 대표는 대우건설이 5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유동성 리스크 관리 △안정적 사업포트폴리오 운영 △신성장동력 발굴 등 내실경영을 통한 위기돌파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시장 분위기는 제2 리먼사태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PF 부실과 자금경색에 대한 경고가 계속되고 있으며 소비심리와 투자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으며 전례 없는 어려운 사업환경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동성 관리소홀은 과도한 금융비용 발생과 부채비율 상승을 유발해 경영안정성을 해치게 되며 최악의 경우 회사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면서 "자금수지를 더욱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채권회수율 제고, 미분양·입주 리스크 최소화 및 유동성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3분기 기준 대우건설 부채 규모는 7조4859억원으로 전년동기 6조9378억원에 비해 7.89% 증가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치로 불어났다. 하지만 호실적을 기반한 자본총액 증가세(+19.9%)가 더 가팔라지면서 부채비율은 2020년 273%에서 2021년 222%, 2022년 200%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차입금의존도 경우 2018년이후 4년연속 낮아지면서 관련 계정이 공개된 2015년이후 최저치인 35.6%를 기록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차입부담 감소로 이자비용 역시 항목이 공개된 2015년이후 가장 낮은 472억원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PF차입금에 대한 우발채무 규모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우려하고 있지만 이 역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말 PF 채무보증액은 모두 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말 4341억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상태다. 하지만 유동자산 규모가 7조9886억원으로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데다 사용하지 않은 여신한도까지 고려할 때 PF 우발채무에 대한 대응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측은 "단기 부채상환과 착공전 시행사 PF 채무보증 관련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7000여억원 이상 현금성자산 유지가 가능하며 당기순이익에 따른 현금유입분까지 고려하면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도 안정화를 도모할 전망이다.

    백 대표는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앞으로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해외에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고 베트남과 같이 성장세가 두드러진 신흥국에서도 건설시장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돼 해외수주를 확대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2020년대 들어 수주한 이라크 알 포 신항만(3조7000억원),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2조2000억원) 등 대규모 프로젝트의 기성반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신규 현장들이 대부분 기존 프로젝트의 후속공정(수의계약)으로 진행되거나 LNG 프로젝트와 같이 원가관리능력을 확보한 공종 및 지역으로 구성돼 대규모 추가원가 발생 가능성도 낮을 전망이다.

    또한 중흥그룹 정원주 부회장도 대우건설의 신규 해외시장 개척과 확대를 위해 베트남, 나이지리아, 투르크메니스탄 등 해외 최고위급 지도자와 만나는 등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원자력사업 분야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원팀 코리아 시공멤버로 참여중인 폴란드·체코 원전에서 수주 가능성이 큰 가운데 2024년 착공예정인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수주도 기대된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로 글로벌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SMR에 대한 기술력 확보 및 투자에 지속해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