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 전망됐던 코스피 연초 대비 7% 상승외국인 매수세 유입·긴축 종료 기대감이 증시 견인기업실적 부진에 증시 상승세 지속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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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들어 국내 증시가 예상 밖 선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 완화 전망과 중국 경제 반등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뚜렷해진 영향이다. 다만 올해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 등으로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7.10% 오르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첫날과 이튿날 약세를 보이면서 2200선을 내줬지만 이내 반등하면서 지난 15거래일 중 4거래일을 제외하고 줄곧 상승했다.

    주가 상승을 견인한 건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4조305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순매수를 보이며 코스피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 매수는 달러 약세에 따른 국내 증시 전반으로의 수급 유입 성격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해 들어 코스피가 상승한 요인으론 외국인의 저점 매수 외에도 인플레이션 완화, 정책 금리 인상 정점 전망, 중국 경제 재개 기대감 등 꼽힌다. 

    지난해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6.5% 올라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25bp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연준 내에서는 금리를 추가 인상하기는 하되 그 속도를 더 느리게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많아지는 중"이라며 "하반기 금리 인하보다는 동결 후 유지 전망이 힘을 얻을 환경"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위드코로나를 선언하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2분기부터 회복 곡선을 그리며 연 5%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경제와 밀접한 한국기업들의 수출길이 다시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이 최근의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되는 가운데 어닝쇼크로 인한 하강 우려는 증시에 리스크 요인이다.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고된 가운데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을 1% 후반대로 전망했지만 이를 밑돌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52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액은 30조2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달 전 추정치(38조1753억원)와 비교해 21.4% 줄었고, 2021년 4분기(45조5698억원) 대비 34.1% 급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 2600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추가 밸류에이션 상향과 실적 전망 상향이 필요하다"며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 추가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전형적인 약세장 마지막 국면의 패턴이라는 점은 동의하는 부분이지만 단기적으로 기대감이 과하다고 본다"며 "과도한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가 좁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그 과정은 험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CPI 하락에도 서비스물가 압력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과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미국의 근원 서비스물가는 전년 대비 7.0% 상승하면서 전월(6.8%)보다 오히려 올랐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시선은 이미 근원 서비스물가로 이동했다"며 "향후 연준의 피봇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재차 커질 가능성을 지속해서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