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과급 작년만 못해삼성 연봉 50% SK 기본급 700% 전망우울한 명절… 직원사기 '뚝'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클린룸 전경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 시장에 한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그동안 최고 성과급을 받았던 반도체 회사 직원들도 사기가 꺾였다. 다음달 지난해 연간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이후엔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대기업들이 내달 초 연간 성과급 지급안을 확정하고 실제 지급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초과이익 성과급(OPI)으로 최대 한도는 연봉의 50% 수준이고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를 연간 영업이익의 10% 수준에서 지급한다.

    우선 올해 성과급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예년에 비해서도 비교적 낮아진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OPI는 사업부별로 매년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겼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지급이 이뤄지는데 지난해 삼성전자 DS부문은 이 성과급의 최대 한도인 연봉의 50% 수준에서 지급이 이뤄졌고 여기에 특별 격려금으로 기본급의 최대 200%를 추가로 지급하면서 단번에 사상 최대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다.

    올해도 삼성전자의 OPI 지급률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최대 한도인 연봉의 50%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난해 경쟁사로 이직이 많아지는 반도체업계 상황을 고려해 일시적으로 지급됐던 특별 격려금 성격의 추가금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의 성과급이 직원들에게 입금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PS 지급에 앞서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임직원들에게 사전에 PS 지급률 예상안을 공유한 바 있다. 지난달 초 곽노정 사장은 올해 기본급의 700% 수준에서 PS를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밝히면서 지난해보다 줄어든 성과급에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을 수 있게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초 임직원들에게 기본급의 1000% 수준에서 PS를 지급했다. 삼성전자 기준에 맞춰보면 연봉의 50%다. 올해는 여기서 약 15%포인트(p) 줄어든 성과급을 지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직원들도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올해 줄어든 성과급 보다 직원들에게 더 큰 실망감은 내년에는 아예 '제로'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얼어붙기 시작한 반도체 시장 분위기가 올해는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에도 수요 감소세가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달려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올해 큰 부침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 올해 시작부터 혹한기를 견뎌내야 하는 반도체 회사 직원들의 사기도 상당부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회사 직원은 "사실상 올해가 의미있는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 마지막 해가 될 것 같고 올해 열심히 일해도 내년에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의식이 팽배한 것 같다"며 "명절에도 친척들이 모이면 성과급 이야기부터 나오는데 내년엔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