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희 부회장 임기 3월23일까지…연장확정시 5번째 연임동부엔텍 매각·HJ중공업 인수 주도…사업정상화 발판 마련 28개분기만 영업적자…3분기 누적영업익 전년비 77.4% '뚝'차입의존도 10년래 최대…영업익으로 이자비용 감당못할 수준
  • ▲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동부건설
    ▲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동부건설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되는 가운데 연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정상화를 이끈 점은 재선임에 힘을 싣지만 저하된 재무건전성을 고려하면 일부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26일 동부건설 분기보고서를 보면 허상희 부회장 임기는 3월23일까지다. 2018년 처음 대표이사에 올랐을 당시 2년 임기였지만 이후 3년간은 매년 재선임여부를 검토해 왔다. 올해 연임에 성공할 경우 5번째 임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동부건설은 허 부회장 시대를 맞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허 부회장은 동부건설이 회생절차를 종결한 2016년 10월19일이후 경영에 참여하면서 사업정상화를 이끌었다. 당시 허 부회장은 2016년 법원허가를 받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2018년 12월에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으며 이후 2021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회장 체제속에서 동부건설은 7년간 채무변제·신사업확장 등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된 동부엔텍 매각과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인수는 사업정상화 기틀이 됐다.

    경영실적을 보면 2016년 매출 5855억원에 불과하던 외형은 매년 성장해 2019년부터 '연매출 1조클럽'에 진입했다. 2019년부터 3년간 평균 매출 1조1574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9488억원을 달성하며 사실상 4년연속 연매출 1조를 눈앞에 뒀다.

    영업이익 역시 2016년 160억원에서 2019년 555억원까지 수직상승했고 시공능력평가순위는 2017년 36위에서 2022년 23위로 13계단 뛰어올랐다. 신용등급 역시 같은시간 'D'에서 'BBB(긍정적)'로 개선됐다.

    먹거리 역시 든든하게 확보했다. 3분기 기준 2016년 1조3297억원이던 수주잔액은 지난해 8조60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이는 최근 10년래 최대치며 전년 연매출 대비 7배에 달하는 규모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양호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확보한 수주잔고와 대규모 주택사업장 진행을 고려할 때 매출규모는 당분간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업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40여년만 해외사업에 재시동을 건 데다 HJ중공업 인수에 따른 해양플랜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라오스 홍수피해 저감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메콩강변 종합관리사업자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만·터널 등 토목공사에 강점이 있는 만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조달하는 개발도상국 인프라 조성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적극 검토중이다. 

    뿐만 아니라 전략적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HJ중공업을 통해 국내 해상풍력과 해상태양광 등 해양플랜트시장 진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저하된 수익성과 불어난 차입부담은 허 부회장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3분기 동부건설은 1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3분기 -245억원이후 28개분기만에 영업적자다. 유례 없는 부동산 경기침체 상황에서 동부건설 역시 이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3분기 누계기준 매출원가(8675억원)와 판관비(696억원)는 모두 2013년이후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가율과 판관비율 역시 전년보다 늘어나면서 수익성지표가 일제히 하락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전년동기 514억원에서 77.4% 급락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률도 6.40%에서 1.22%로 고꾸라졌고 순이익도 987억원에서 238억원으로 75.8% 급감했다.

    재무건전성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규모는 모두 8586억원으로 2020년 3분기 4407억원에 비해 94.8% 늘어났다. 차입금은 같은기간 1262억원에서 3106억원으로 146% 뛰었다.

    차입금 및 부채규모 증가는 자본금이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부채비율(154%, +56.4%p) 및 차입금의존도(55.9%, +27.8%p)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차입금과 차입금의존도 경우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HJ중공업 지분취득으로 인한 자금소요로 차입금이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부터는 영종하늘도시, 인천검단, 화성동탄 등 예정 자체사업장 관련 용지취득으로 대규모 선투입자금이 지출됐다. 해당용지 대금으로 지난해 11월까지 3157억원이 지급됐으며 향후 2665억원 추가지출이 예정됨에 따라 당분간 현금흐름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차입규모 증가에 따라 이자비용도 같은기간 4억원에서 131억원으로 27배 뛰었다. 이는 수익성저하와 맞물리면서 이자보상배율까지 끌어내렸다. 지난해 3분기 이자보상배율은 0.88배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갚지 못하는 수준이 됐다.

    이밖에 지난해 건설업계에 휘몰아쳤던 레고랜드발 사태 역시 허 부회장 발목을 잡고 있다. 동부건설은 문화재 발굴 조사와 계획변경에 따른 재설계 등 레고랜드 기반공사에 참여했다. 하지만 공사대금 일부를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레고랜드와 직접적인 이슈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와 적극적인 M&A와 사업확장으로 인한 자금부담이 연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오히려 과거영광을 위한 토대를 구축해 중장기비전을 제시한 만큼 연임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