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반도체 지원법 세부조항 이달 중 확정 통보핵심은 '가드레일' 조항… 향후 10년 중국 투자 여부 달려1년 유예받은 中 반도체 장비 반입… '추가 예외 적용 및 유예' 여부 촉각
  • ▲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생산라인 전경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생산라인 전경 ⓒSK하이닉스
    미국 상무부가 이달 말께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의 세부조항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대중(對中) 투자 이슈가 얽혀있는 이른바 '가드레일' 조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달 하순 경 자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정한 '반도체 지원법(반도체법)'의 보조금 신청 절차를 포함한 세부조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반도체법을 시행하며 미국 내 반도체 관련 투자에 대해 527억 달러(약 67조 원)을 지원한다고 선언했다. 대신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지원금과 세제 혜택을 받게 되면 중국과 같은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에는 투자할 수 없다는 '가드레일' 조항을 지켜야 한다. 가드레일 조항은 향후 10년 간 지속된다.

    이미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등 투자를 약속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이번에 발표될 반도체법 세부사항과 가드레일 조항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현지에서 보조금을 어떤 방법으로 받게 되는지와 지급 시기는 언제인지 등이 결정되는데 더불어 무엇보다 현재 중국에서 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사업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게 될지 여부가 달려있다.

    우선 이번 가드레일 조항에 28나노미터(nm) 이상 성숙공정이 예외 규정에 포함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과 SK가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반도체 생산라인 대부분이 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 예외 규정에 적용을 받을 수 있으면 당장 중국 현지에서 생산을 이어갈 수 있지만 예외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실상 앞으로 중국 생산을 위한 추가 투자는 포기해야하는 셈이다.

    여기에 미국이 말하는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이 어떤 기준을 근거로 정해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미국이 사실상 중국을 투자 제외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지만 가드레일 조항과 같은 예외사항에서 안보 위협 사안을 어느 수준에서 적용할 것인가가 국내 기업들의 대중 사업과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같은 미국 반도체법 세부사항 결정을 앞두고 우리 정부도 미국 측과 협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현재로선 미국이 어떤 수준에서 세부사항, 특히 가드레일 조항을 적용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기업의 투자와 경영 상황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도록 미국 상무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고 미국과 투자 보조금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 측에서 한국기업들의 지리적, 경제적 특수성을 감안해 당분간 중국 투자 제한 조치를 유예해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 미국이 제안한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 제한 조치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 유예를 받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와 비슷하게 가드레일 조항 적용도 짧은 시간이지만 유예를 받아 국내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기업들에만 계속 예외를 허용해주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중국 반도체 산업을 옥죄기 위해선 한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데 계속적으로 예외 조항을 적용해주면 미국이 추진하는 중국 규제 자체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현재로선 삼성과 SK하이닉스에게 중국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낸드 생산량의 40%를 중국에서,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의 절반 가량을 중국에서 해결하고 있다.

    지금까지 양사가 중국에 투자한 규모만 60조 원이 넘는 수준이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997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에 170억 6000만 달러(약 24조 5579억 원)을 투자했고 SK하이닉스는 249억 달러(약 35조 8560억 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