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수출 작년 7월부터 내리막삼성·SK, 반도체 사업 '어닝쇼크'미중 갈등 속 對中 수출 감소폭 심화 및 디스플레이 中에 패권 뺏겨
  • ▲ 자료사진. ⓒ삼성전자
    ▲ 자료사진. ⓒ삼성전자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액이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 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1월 ICT 수출액은 13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2% 감소했다.

    ICT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7월부터 감소 중이다. 특히 반도체 업계가 한파를 맞으며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는 43.5% 감소한 61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디스플레이도 37.7% 줄었다. 컴퓨터·주변기기도 58.7% 급감했다.

    특히 반도체는 IT 수요 약세로 시스템반도체가 3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으며, 메모리반도체 역시 재고누적과 단가하락 등이 지속되면서 수출 감소폭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S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8%, 96.9% 감소한 20조700억원, 2700억원에 그쳤다. 대표 사업인 메모리의 재고자산 평가 손실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삼성전자는 최근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 약 10년 만에 분기 단위 영업적자를 냈다.

    디스플레이도 OLED 전방산업 수요 둔화, 국내 LCD 생산축소 및 가격경쟁 심화에 따른 단가하락 등으로 LCD와 OLED 모두 부진했다.

    스마트폰향 중소형 OLED 비중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는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대형사업 비중이 여전히 높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8757억원, 연간 적자는 2조850억원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수출국인 중국향(向) 물량은 반도체가 반토막 수준인 31억5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52.6% 감소한 4억7000만달러에 그치는 등 전년 동월 대비 42.9% 줄었다.

    여기에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되면서 향후 수출이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BOK이슈노트: 향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중국의 공급망 차질은 중간재 공급 제약과 비용 상승을 통해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고,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로 우리 수출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경우 총수출액은 1.0~1.7%, 실질 GDP는 0.1~0.3%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LCD를 중심으로 중국에 패권을 넘겨준 디스플레이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최근 정부가 국가전략기술에 포함시키면서 투자세액공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향후 3년간 약 39조9000억원의 시설‧R&D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며, IT용 OLED 등 신규 설비투자 집행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향후 3년간 국내에서만 디스플레이산업 생산유발효과 100조원, 수출 7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는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이 하루 빨리 개정돼 이러한 경제적 효과가 창출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의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