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이어져 온 차등배당 5년만에 종료기업 분할 후 주주환원 결국 역사 속으로오리온 오너일가 홀딩스 배당금만 280억…사상 최대
  • ▲ 오리온 사옥.ⓒ오리온
    ▲ 오리온 사옥.ⓒ오리온
    오리온홀딩스가 2017년부터 이어온 대주주 차등배당을 5년만에 폐지했다. 2017년 지주회사 전환 이후 소액주주의 배당률과 대주주의 배당률을 각기 달리 배당해온 ‘차등배당’을 2022년 결산부터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

    오리온의 분할 과정에서 주주 달래기 위해 등장했던 차등배당이 역할을 끝내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 조치로 오리온일가의 배당수익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5일 오리온그룹 등에 따르면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8일 이사회를 통해 2022년 결산배당에 보통주 1주당 현금 7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면서 대주주 차등배당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서 약 5년만에 오리온 오너일가는 다른 주주들과 동일한 현금 배당을 받게 됐다.

    차등배당은 주주들의 지분 비율에 따라 배당금이나 배당률을 달리 배당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통상 대주주의 몫을 줄이고 소액주주의 몫을 늘리는 방식을 취한다. 일반 주주가 대주주보다 배당율이 높은 만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 투자 유인, 기업 신뢰 확보가 가능하다.

    실제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2017년 결산배당에서 대주주 210원, 기타일반주주 600원의 차등배당을 실시한 이후 줄곧 차등배당을 진행해 왔다.

    오리온홀딩스가 이런 조치에 나선 배경에는 2017년 이뤄진 오리온의 인적분할이 있다. 오리온홀딩스-오리온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주주를 달래기 위한 주주 환원정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분할 과정에서 오너일가 지분이 2배 이상 늘어난 곳이다. 이 때문에 오리온홀딩스는 차등배당을 통해 오너일가의 배당금을 줄여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차등배당의 유통기한은 5년이었다.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었다. 오리온홀딩스의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배당률 차이가 지속적으로 줄어왔기 때문이다. 

    2018년 대주주 210원, 기타일반주주 650원의 현금배당을 진행했던 오리온홀딩스는 2019년 대주주 250원, 기타일반주주 6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고 2020년에는 대주주 300원, 기타일반주주 650원의 현금을 배당했다. 마지막 해인 2021년에는 대주주 500원, 기타일반주주 650원의 차등배당을 실시하면서 최초 3배 가량 차이났던 차등배당의 격차가 급격하게 줄었다.

    이번 차등배당 폐지로 오리온 오너일가의 배당수익은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63.80%에 달하는 기업이다. 이 부회장의 지분이 32.63%로 최대주주를 차지하고 있고 남편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28.73%를 보유 중이다. 이어 자녀인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 담서원 오리온 상무가 각각 1.2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는 오리온홀딩스에서만 280억원에 달하는 현금배당을 챙겨가게 될 전망이다. 이는 전년의 200억원 보다 약 8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사업회사 오리온 등에 보유한 오너일가 지분을 더하면 오리온 오너일가의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은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배당금을 일제히 인상한 바 있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5년 동안 차등배당을 진행해왔지만 이에 따른 대주주의 상대적 불이익이 발생해 정상화를 결정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오리온홀딩스는 성장을 통한 배당재원 확보로 배당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갈 방침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