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빚투 규모 다시 17조원대 돌파2월 개인 순매수세 뚜렷…주식 투심 회복세증권사도 신용 이자 낮춰 투자자 유인
  • 꽁꽁 얼어붙었던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그간 주춤했던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규모가 다시 17조원대를 회복했다. 은행권 대출 금리 인하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도 돌아오는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검토에 나선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금액은 17조12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월 중순만 해도 17조원대였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달 들어 감소하면서 15조원대로 내려왔다가 이달 들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다시 17조원대를 넘어섰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뚜렷이 살아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2월 들어 지난 15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1조251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의 6조원대 폭풍 순매수에도 홀로 5조7517억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던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예상치 못한 연초 상승랠리에도 주식 매수에 소극적이었지만 외국인 강한 매수세에 증시가 반등을 지속하자 개인 투자 심리도 일정 부분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 5%를 넘었던 은행 예금금리가 올 2월 들어 기준금리(연 3.5%)를 하회하는 등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다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머니무브가 이어진 영향도 있다.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해 말 46조4000억원에서 이달 1일 51조5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5조원 이상 증가했다.

    개인 투심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자 증권사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신용융자 이자 인하에 나선 모습이다.

    증권사 중 처음으로 한국투자증권은 고객에 대한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한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그간 주요국들의 긴축적 통화 정책에 따라 금리 인상기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증권사 신용공여융자 이자율은 10%대까지 올랐다.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10%대,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9% 후반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비대면 고객 등을 대상으로 신용융자 최고구간(30일 초과) 이자율을 현행 9.9%에서 9.5%로 0.4%포인트 낮췄다. 변경 이자율은 결제일 기준 2월 28일, 체결일 기준 2월 24일 신규 매수분부터 적용된다. 종전 신용융자 이자율은 이용 기간에 따라 4~9.9%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이번 결정에 따라 여타 증권사들도 빚투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이에 대한 내부 논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증시와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고객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금융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자율을 인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