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솔루션 영업익 4646억… 전년比 77% 급증반도체 수요 증가 기반 FC-BGA 중심 대규모 투자 이어가국내 최초 서버용 양산 등 고부가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 눈길중화권 매출 급감 영향 'MLCC·카메라모듈' 부진 아쉬움도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 출하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 출하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기가 중화권 업체들의 부진 여파로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카메라모듈을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패키지기판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패키지솔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 2조883억원, 영업이익 46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3%, 77.2% 증가했다.

    삼성전기의 패키지솔루션부문은 PC용, 스마트폰용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2021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사업에 2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하며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확대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제작에 필수인 패키지기판 역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글로벌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은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고성능 산업·전장용 하이엔드 기판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 165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삼성전기의 패키지솔루션 매출 비중은 2021년 17.3%에서 지난해 22.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6%에서 39.2%로 크게 늘었다. 삼성전기 패키지기판의 지난해 생산실적은 70만3000㎡에 달하는데, 설비 가동률은 100% 수준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현재 주력 사업인 MLCC와 카메라모듈이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패키지기판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실제 삼성전기의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인 샤오미향(向) 매출은 5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샤오미의 부진으로 중국 매출도 전년보다 약 8000억원 감소했다. 이에 컴포넌트 부문과 광학통신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2.8%, 31.4% 줄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돌입하며 고부가 사업 비중도 늘리고 있다. 당시 출하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서버용 FC-BGA는 고성능·고용량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으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해 그동안 일본 등 해외 업체들이 주도해 온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의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진행한 증설 투자도 향후 시장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서버·네트워크용 제품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증설 투자가 완료되고 나면, 삼성전기가 공급해오던  하이엔드급 노트PC CPU용 및 전장용 기판과 함께 서버·네트워크용 기판의 비중 확대 영향으로 삼성전기 FC-BGA는 중장기적으로 고부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전방산업의 불확실성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기의 패키지기판 사업도 지난해와 같은 호실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2022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패키지기판 사업에 대해 "2023년은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으로 세트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전년도 수준의 수익성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서버·네트워크·전장 등 성장 시장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 등 내부 경쟁력 강화 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