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서 채용 규모 '동결' 계획 밝혀2021년 초 넥슨發 '개발자 몸값 폭등' 여파당분간 '비용' 효율화 통한 '수익성' 개선 불가피
  • 인재 모시기 경쟁으로 IT업계 연봉인상 릴레이에 동참했던 게임사들이 올해 키워드로 ‘비용 효율화’를 꺼내 들었다. 대다수의 게임사가 높아진 인건비로 인해 실적에 악영향을 받은 만큼, 허리띠를 졸라 매기 위한 보수적인 채용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4분기 및 2022년 연간 실적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공통적으로 비용 효율화를 언급하고 나섰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경우 인력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으며, 넷마블은 지난해 3분기, 4분기와 마찬가지로 타이트하게 비용을 관리해 나갈 예정임을 전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채용 필요성을 검토하고 인건비 및 제반 효율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며, 크래프톤 역시 올해는 과거보다 보수적인 채용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공개했다.

    이 밖에도 위메이드, 컴투스, 펄어비스 등의 중견게임사들 역시 높은 인건비가 부진한 실적의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비용 효율화를 위해 인력 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게임업계의 채용 한파가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인재 모시기 경쟁이 과열된 여파 때문이란 지적을 내놓고 있다. 당시 넥슨은 전 직원의 연봉을 일괄 800만 원 인상하고 신입사원 연봉을 5000만 원으로 책정하면서 게임업계 인재 모시기 경쟁이 본격화된 바 있다.

    넥슨의 연봉 인상 발표 이후 넷마블이 넥슨과 동일한 수준으로 연봉 상향을 결정했으며, 컴투스,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조이시티, 베스파 등의 게임사들 역시 개발자 이탈을 막기 위해 큰 폭의 연봉 인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특수를 누렸던 게임업계의 호황이 끝났고 대다수의 게임사가 신작 출시 지연 및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높아진 인건비 비중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높아진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게임사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모바일게임 ‘킹스레이드’의 흥행을 바탕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던 베스파는 100여명 규모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한 바 있으며, 모바일게임 ‘그랑사가’를 서비스 중인 엔픽셀은 지난해 말 일부 인력에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복지 혜택을 축소하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한 상태다.

    이 밖에도 ‘쿠키런’ 시리즈를 서비스 중인 데브시스터즈가 팬 플랫폼 ‘마이쿠키런’ 사업을 접으면서 일방적인 직원 해고 논란에 휩싸이는 등 과도한 인건비 인상의 후폭풍을 마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지난해 신작의 부재 및 부진, 높아진 인건비 등을 이유로 아쉬운 실적을 기록하면서 비용 효율화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게임업계 채용 한파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