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마크서비스 100% 자회사로 신설·편입씨마크호텔, 상징성 고려 소유권 유지해와직접 경영으로 서비스 강화·매출 확대 기대
  • ▲ 씨마크호텔 전경. ⓒHD현대
    ▲ 씨마크호텔 전경. ⓒHD현대
    HD현대가 위탁경영을 해온 강릉 씨마크호텔(SEAMARQ Hotel)을 직접 운영키로 했다. 이곳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추억이 깃든 곳으로, HD현대의 운영권 재확보 수순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게 중론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호텔 위탁운영 관리 사업을 하는 씨마크서비스 주식회사를 설립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씨마크서비스는 씨마크호텔을 운영하기 위한 법인으로, 장부가액은 30억원으로 책정됐다.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씨마크호텔의 전신은 호텔현대 경포대로,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건축해 1971년 처음 문을 열었다. 2013년 재건축에 들어가기 전까지 40여년 동안 총 550만명이 이용하며 동해안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는 2017년 경영개선 차원에서 계열사 호텔현대의 지분 100%를 한앤컴퍼니에 2000억원에 매각했다. 이때 한앤컴퍼니에 매각된 호텔현대울산, 목포, 경주지점은 ‘라한’으로 리브랜딩됐다.

    당시 HD현대는 씨마크호텔만은 팔지 않고 운영권만 위탁하면서 소유권을 유지, 국내 유일의 호텔자산으로 남겨놨다. 씨마크호텔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추억이 깃든 곳이자 그룹의 상징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생전 씨마크호텔을 자주 찾았다. 매년 여름 신입사원 수련대회를 열어 직원들과 씨름, 배구 등을 하며 현대의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아울러 시인, 문학인과 함께 죽도해수욕장에서 열린 해변시인학교에 참가해 인생과 문학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권오갑 회장은 호텔현대 경포대가 씨마크호텔로 리모델링해 재개관한 2015년 “창업자인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개관하게 돼 뜻깊다. 현대중공업의 최근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 씨마크호텔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며 씨마크호텔에 대한 애정을 밝히기도 했다.

    HD현대의 씨마크호텔 운영권 재확보는 충분히 예견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HD현대는 창립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판교 글로벌 R&D센터(GRC) 건립을 완공, 12월 말 새로운 50년을 향한 도약을 선언하는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비전 선포식에 맞춰 HD현대가 진행한 임직원 걷기 챌린지의 출발지가 바로 강릉 씨마크호텔이었다. 씨마크호텔에서 시작해 평창, 원주 등을 거쳐 창업자의 묘소가 있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과 서울 계동 현대빌딩을 경유해 판교 GRC에서 마무리된 걷기 찰랜지에는 214명 모집에 918명의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임직원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는 씨마크호텔의 직접 경영을 통해 창업주의 정신을 기리고, 매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씨마크호텔은 코로나19 이전 연간 3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시기에도 평일, 휴일 구분 없이 객실 수요가 꾸준했던 점에 비춰 매출성장 기대감이 크다.

    HD현대 관계자는 “씨마크호텔은 상징성을 고려해 매각하지 않고 남겨둔 것”이라며 “직접 경영을 통해 호텔 이용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매출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씨마크호텔은 경포 해변과 대관령이 한눈에 들어오는 수영장과 스파, 피트니스 클럽, 키즈클럽 등을 갖춘 5성 호텔이다.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과 지열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절전조명인 LED등을 설치해 ‘저탄소 녹색호텔’로도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