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중동훈풍 타고 순항중…누적액 전년비 70%↑중동수주액 7배 급증…해외건설수주 400억달러 '청신호'이스라엘-이란·가자 지상전 '복병'…미수금 발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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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가 중동 훈풍을 타고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까지 누적수주액이 전년대비 70% 늘었고 특히 중동지역 수주액이 7배 가까이 뛰면서 '해외건설 수주 400억달러' 목표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예년대비 중동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현지 정세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있어 건설업계 표정은 밝지만 않다.13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해외건설 누적수주액은 132억달러로 전년동기 78억달러대비 70%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간 같은기간 평균치인 94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같은기간 수주건수는 193건에서 202건, 진출업체는 193건에서 205건으로 각각 늘었다. 반면 진출국가는 74개국에서 71개국으로 4% 줄었다.표면상 전년대비 해외수주액은 1.7배 늘었지만 중동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진 것은 숙제로 꼽힌다.4월말까지 중동지역 수주액은 98억달러로 전체 74.2%를 차지했다. 전년동기 14억달러(18.4%)대비 약 600% 급증했다.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와 GS건설이 수주한 72억달러(9조7000억원)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 사업'이 실적상승을 견인했다.그외 지역별 수주비중은 △태평양·북미 11% △아시아 9.8% △유럽 2.7% △중남미 1.1% △아프리카 0.8% 순으로 높았다.지난해 △아시아 36.5% △태평양·북미 29.2% △중동 18.4% △아프리카 8.2% △중남미 6.1% △유럽 1.5% 등 비교적 고른 수주비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중동 편중이 심화한 것으로 확인됐다.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시장처럼 해외수주도 사이클이 존재하고 그에 따라 특정지역 프로젝트가 몰리는 시기가 있다"며 "올해 경우 '파딜리 가스플랜트' 건으로 중동 수주액 비중이 급증하면서 타지역과 격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좋든 싫든 산유국인 중동은 국내 건설사들의 핵심텃밭이 될수밖에 없다"며 "미수금이나 현지정세 불안 등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중동은 포기하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부연했다.건설업계에선 중동시장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질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촉발됐던 중동위기는 △예맨 후티반군 홍해 봉쇄 △이스라엘·이란 폭격 △라파(가자지구 최남단) 지상전 위기 등으로 이어졌다.최근엔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이 다시 치열해지며 지난 12일 기준 하루에만 6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로써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3만5000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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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정세에 따라 국제유가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배럴당 90.89달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84.86달러로 내려앉았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고유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변동폭이 커 중동국가들이 인프라 관련 발주를 늘리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유가 불안정에 따른 원자잿값 및 운송비 상승 등도 중동수주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애초에 중동시장은 마진율이 낮은 곳인데 현지 정세까지 악화하면 공사미수금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현지상황이 너무 가변적이라 현재로선 중동수주가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명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단 수주잔고를 늘려놓은 것은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부연했다.중동 핵심 발주국인 사우디 재정악화도 우려되는 부분이다.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최근 자금난에 직면했다.이에따라 '네옴' 주거시설인 '더 라인' 전체구간 170㎞중 2030년내 완공목표치를 기존 16㎞에서 2.4㎞로 줄였다. 입주목표 인원도 100만명에서 30만명으로 축소시켰다.불안정한 현지 정세 속에 중국 등의 저가공세에 맞서려면 단단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정지훈 해외건설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중동지역 전반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이 점차 대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선진기업과의 파트너링 및 현지화 정책을 통해 중동시장내 수주역량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한편 지난말 기준 누적수주액 1위는 삼성E&A로 사우디 '잭팟'에 힘입어 6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이 29억달러, GS건설이 14억달러로 뒤를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