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외화증권 수수료 급감…서학개미 공략 각축전 무색토스證, 美 주식 수수료 수익 447배 급증…해외주식 사활 성과해외주식 거래 안정성 제고 노력…초보 투자자 잡기 성공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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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 수가 줄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주식을 통해 거둔 수수료 또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이른바 '서학개미'를 공략하기 위해 저마다 다양한 서비스를 내놨지만, 이러한 노력이 무색한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주식 거래를 제공하는 27개 증권사가 벌어들인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는 7243억원으로 전년 동기(8508억원) 대비 14.8% 감소했다. 

    증권사별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를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은 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은 32% 감소했으며, 하나증권(-30%), KB증권(-20%), 키움증권(-18%), NH투자증권(-14%), 신한투자증권(-11%) 등 대다수 주요 증권사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가 줄었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766억9000만 달러로, 1년 전(1005억9000만달러)보다 23.8% 감소했다. 글로벌 증시 하락장에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가 줄어든 셈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거래 위축에도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해외주식 주간 거래,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 거래, 주식모으기 서비스 등 손쉽게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499억원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를 기록, 증권사 중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전년 대비 2% 줄어든 규모지만, 같은 기간 타 경쟁사들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지 법인을 활용한 방식으로 주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라며 "지난해 국내주식, 해외주식, 연금을 하나의 앱에서 가능하도록 개편함과 동시에 편의성을 증대시킨 결과 해외주식 거래 고객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토스증권의 경우 가장 극적인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급증세를 기록했다. 2021년 8550만원 수준이었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380억원 규모로 폭증한 것이다. 해외주식 부문 확대에 사활을 건 결과 나빠진 업황 속에서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스증권은 현재 3655개 미국주식 종목에 대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종목에 대해서 소수점 거래, 낮 시간 거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해외주식 투자가 처음인 고객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직관적이고 편리한 UI·UX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지난해 해외주식 브로커 이중화, 환율은행 이중화를 완료하며 거래 안정성을 높인 결과 투자자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화 기반의 가격정보와 자체 개발한 AI 번역 엔진을 통한 해외 뉴스 실시간 번역 서비스, 24시간 환전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라며 "검색 서비스가 편리하고 양질의 결과를 제공하기 때문에 해외주식 종목이 낯선 투자자도 맥락을 쉽게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주식 실시간 소수점 거래, 주식모으기 서비스 등 소액으로 손쉽게 해외주식 투자를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라며 "그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고객 수 47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수 200만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핵심 수익원인 해외주식 관련 수수료가 반등하면서 회사의 실적도 개선됐다. 금투협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해 3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778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784억원에서 324억원으로 개선됐다.

    회사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외 영역을 향한 무리한 확장보다는 모바일 투자 경험을 계속해서 혁신해 나가는 것이 여전히 최우선순위"라며 "초보부터 전문 투자자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정보·매매 기능·상품·서비스 등을 개발·확장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