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정기주총 앞두고 하이브-카카오 여론전 격화'경영권 확보' 주주 표 대결에 달려70% 소액주주 표심 관건…기관투자자 향방도 촉각
  •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인수전쟁이 점입가경이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하이브와 에스엠 현 경영진·얼라인파트너스는 여론전이 격화하고 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에스엠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시도가 사실상 불발되면서 주총에서 주주들의 표심이 더 중요해졌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정기 주총에 앞서 하이브·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 측과 에스엠 현 경영진·얼라인 측은 표 결집을 위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일 하이브는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 '에스엠 위드 하이브(SM with HYBE)'를 오픈, 에스엠 비전을 공개하면서 주총 의결권 위임을 호소했다.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는 "향후 3년간 SM의 당기순이익 30%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성장과 주주가치를 균형 있게 제고하는 보상체계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이브의 주주제안에 앞서 에스엠 현 경영진은 주주 서한을 통해 "이번 사태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역사에서 다시 없을 중요한 일"이라며 "주주들의 이번 결정에 따라 당사의 미래는 아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좋은 연습생도, 좋은 곡도, 좋은 안무가와 공연 기획 모두 하이브가 에스엠보다 더 높은 지분율을 보유한 빅히트(방탄소년단 소속사)·어도어(뉴진스 소속사) 등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 먼저 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스엠 현 경영진과 하이브가 주주 설득에 총력을 쏟는 건 양측 경영권 분쟁이 결국 주총 표 대결에 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지분을 확보한 주주만 이번 주총에 참석할 수 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지분(14.8%)을 인수해 1대주주가 된 하이브와 에스엠으로부터 신주·전환사채 237만주를 인수해 지분율 9.05%를 확보하게 될 카카오 모두 의결권이 없다. 

    하이브의 주식 공개매수 성공, 법원의 신주·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인용·기각 여부와 관계 없이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과반을 반드시 차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총서 하이브 측이 내세운 이들이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에스엠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 박탈될 수 있다. 이번 에스엠 지분 인수 목적이 경영권 장악인 하이브 역시 주총서 승기를 잡아야 한다.

    현재 에스엠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1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된다. 하이브는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3명·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7인의 후보를 제안했고, 에스엠 경영진 측은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6명·기타비상무이사 2인 등 총 11명의 후보 명단을 공개하며 맞서고 있다. 

    관건은 소액주주의 표심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엠 지분 70.53%는 소액주주들이 쥐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가와 주주권 행사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엠 지분은 국민연금(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얼라인파트너스(1.1%) 등이 대량 보유하고 있다. 이들 대주주가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영권 다툼은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

    에스엠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현재 2대 주주 카카오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경영진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 및 성장 전략을 신뢰하고 지지하는 입장에서 이번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도 기본적으로 에스엠 3.0 전략의 추진과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기본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총에서 얼라인의 손을 들어줬던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이 현재도 얼라인 입장을 지지하는진 알 수 없다. 과거 문제가 됐던 라이크기획과 에스엠 간 불공정 계약이 해지된 만큼 이번 주총선 이들이 각자 입장에서 유불리를 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하이브는 이해상충 가능성과 인수 후 구체적인 시너지에 대한 비전을, 현 경영진은 카카오에 9만원대로 9%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근거인 전략적 협업을 통한 구체적인 시너지에 대한 설명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