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이사회, 7일 차기 대표이사 1인 선정최종 후보 4인 전·현직 후보만 구성 논란사외이사 사퇴 속출... 경선 재검토 속 주총 연기 불가피
  • KT를 이끌 차기 대표이사(CEO) 선정의 날이 밝았다.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속에 이권 카르텔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선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KT 이사회에 따르면 이날 4인의 압축 후보자(숏리스트) 가운데 최종 1인의 후보자를 선정한다. 선정된 후보자는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CEO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총 33인의 사내·외 후보자 가운데, 4인의 숏리스트를 공개했다. 박윤영(전 KT 기업부문장, 사장), 신수정(현 KT Enterprise부문장, 부사장), 윤경림(현 KT 그룹Transformation부문장, 사장), 임헌문(전 KT Mass총괄,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숏리스트 선정에 앞서 경제·경영·리더십·미래산업·법률 분야의 외부 전문가 5인(권오경 한양대 석좌교수, 김주현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신성철 정부 과학기술협력대사, 정동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정해방 전 기획예산처 차관)으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했다.

    인선자문단은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기준으로 사내·외 후보 압축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환경에서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Technology 리더십'과 실질적인 경영성과를 창출하고 DX 시장을 리딩할 수 있는 'Management 리더십'에 중점을 뒀다. 여기에 국민연금을 비롯한 30대 주주 및 KT 노동조합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사내·외 후보자들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숏리스트 4인이 KT 내부 출신으로만 선정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국민의힘 박성중·김영식 의원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철저히 내부인들만 통과시켜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KT가 기간 통신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들만의 잇속을 차리기 위해 사장 돌려막기를 고집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차기 CEO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버렸다는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한 과방위 여당 위원들은 윤경림, 신수정 등 현직 KT 두 후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 하고 있다. KT 내부에서 구 대표가 자신의 아바타인 윤경림을 세우고 2순위로 신수정을 넣으라는 지시를 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윤경림 후보는 현재 대표 선임 업무를 하는 이사회의 현직 맴버로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격'으로 출마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다.

    KT 안팎에서도 차기 대표이사 선정 과정에 여권의 비판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인의 후보군의 일괄 사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선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해석이 다분하다. 이렇게 되면 이달 말 진행될 정기 주주총회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방증하듯 벤자민 홍 사외이사도 최근 KT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홍 이사는 지난해 3월 KT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임기는 2025년 정기 주주총회 때까지였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 비서관을 지냈던 이강철 전 사외이사도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지난 1월 중도 사임했다. 

    설령 이날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더라도 주주총회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반대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결국 표 대결로 결판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 진행되는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 후보자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며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표 싸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