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엔터 주당 15만원 공개 매수… 경영권 확보 나서하이브, SM엔터 인수 시 팬 플랫폼 '위버스'와 '디어유' 통합 가능네이버 '브이라이브', 위버스 통합 과정서 4118억 투자… 지분 49% 확보팬 플랫폼 '주도권' 내줄 위기 놓인 카카오, 공격적 지분 매입 맞대응
  •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전면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 인수전이 사실상 네이버와 카카오의 대리전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SM엔터의 주식을 주당 15만 원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카카오는 현재 SM엔터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개매수로 35%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총 39.9%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상황을 관망하던 카카오가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 중 하나로 K-팝 기반의 팬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서 네이버에 밀리지 않기 위함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팬 플랫폼이란 아티스트와 팬들이 만나는 온라인 공간으로 각종 굿즈 판매, 아티스트와 팬의 소통 지원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현재 하이브의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해당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위버스는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와 네이버의 팬 플랫폼 브이라이브가 통합된 브랜드다. 지난 2021년 통합 당시 네이버는 4118억 원을 투자하면서 지분을 49% 확보한 바 있다.

    위버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700만 명에 달하며 지난해 3분기 매출 4555억 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SM엔터를 인수할 경우 위버스와 ‘버블’이 합쳐져 독보적인 팬 플랫폼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버블은 SM엔터의 자회사 디어유가 운영하고 있다.

    버블에는 SM엔터 소속 아티스트와 함께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JYP 소속 아티스트들이 모두 해당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버블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유료 구독자 120만 명, 매출 510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엔씨소프트가 운영하던 팬 플랫폼 ‘유니버스’까지 흡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위버스와 버블이 합쳐질 경우 사실상 팬 플랫폼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 경우 카카오 입장에서는 K-팝 관련 콘텐츠를 경쟁사인 네이버에게 모두 빼앗기는 모양새가 된다. 카카오 역시 아이유, 아이브 등의 인기 아티스트가 소속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팬 플랫폼 시장에서 영향력은 미미한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가 SM엔터 인수전에서 패배할 경우 자사 아티스트의 팬 플랫폼 사업을 경쟁사에게 의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카카오가 SM엔터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면 버블에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위버스와 팬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M엔터 인수의 경우 단순한 경영권 분쟁이 아닌 거대 플랫폼 기업의 신사업 진출을 둘러싼 경쟁”이라며 “어느 쪽도 인수전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