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창·이순호 이사 지난달 사퇴 남병호, 함유근 내달 임기 만료… 연임 미정 이석준 회장 취임 후 첫 사외이사 개편
  • 농협금융지주의 사외이사 7명 중 최대 4명이 교체될 전망이다. 지난달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에 오른 이순호 사외이사는 자진사퇴했고 송인창 사외이사도 일신상 이유로 물러났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남병호, 함유근 사외이사의 연임 여부에 따라 교체 폭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2022년도 재무재표 등을 승인하고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확정한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한 단일주주 지배구조로서 내주 중으로 주총일자를 결정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취임 직후 첫 사외이사 선임이 이뤄지는 만큼 당국 출신이 신임 사외이사에 낙점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융지주 회장이 교체되면 사외이사의 변화 폭이 컸기 때문이다. 

    자진사퇴한 송인창·이순호 두 사외이사 모두 관(官) 출신이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송인창 이사는 전 기획재정부 차관보, 이순호 이사는 금융위 위원을 각각 지냈다. 

    현재 농협금융 이사회는 이석준 회장, 김익수 부사장, 안용승 비상임이사에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사외이사진은 이종백, 남병호, 서은숙, 하경자, 함유근 이사로 구성돼 있다. 송인창, 이순호 이사가 빠지면서 5인체제가 됐다. 남병호, 함유근 이사는 이달 31일로 임기가 만료된다. 서은숙, 하경자 이사는 지난해 3월 처음 사외이사에 선임돼 임기가 1년 더 남은 상태다. 

    금융권에선 남병호, 함유근 사외이사의 연임 여부를 반반으로 보고 있다.
    남병호 사외이사는 금융위 법무담당관과 금융감독원 비은행감독과 총괄 등을 지낸 관 출신이다. 함유근 사외이사는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로 한국빅데이터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학계 인사다. 금융지주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최대 6년으로 임기 연장이 가능하다. 이들 역시 법적으론 임기 연장이 가능한 셈이다. 

    이종백 이사회 의장은 김앤장 변호사로 법률을 담당하고 서은숙·하경자 사외이사가 각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한국기상학회 회장 등으로 금융과 ESG을 맡고 있는 만큼 남병호, 함유근 사외이사의 연임 여부가 이사회의 각 분야별 역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사외이사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하면서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변화 바람이 큰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지주 이사회 운영 현황에 대한 실태점검에 나서고 이사회와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경영진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가 '100% 찬성'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석준 회장 취임 이후 첫 사외이사 인사인 만큼 변화 폭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사외이사를 바라보는 당국의 시선이 따가운 만큼 관 출신 혹은 친정부 인사들이 입성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